중국 위안화 환율이 평가 절상하면서 중국 제품의 수입 비중이 큰 주변기기 업체가 ‘후폭풍’을 맞고 있다.
중국 수입 비중이 90%에 달하는 PC 주변기기 유통업체는 위안화 절상 분을 판매 가격에 반영해 2% 남짓 소매가를 올려야 하지만 경기 불황의 골이 깊어지면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소매 가격 2% 인상은 ‘1000원 남는 장사’라는 주변기기 업체에게는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변기기업체들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주요 주변기기업체들은 당장 가격을 인상하기 보다는 중국에서 수입을 줄이고, 기존 확보한 재고를 최대한 활용해 위안화 절상에 따른 소나기를 피해 보자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또 중국업체와 협상을 통해, 공급 단가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PC케이스· 파워서플라이 등을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는 개풍전자는 중국 수입 비중을 줄이고 대만 등 다른 국가를 통한 수입을 심각하게 고려 중이다. 위안화 절상으로 인해 중국 생산 제품의 단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이 회사 김선우 사장은 “위안화 절상으로 당장 2% 정도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이에 달러로 결제해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은 대만 제품의 비중을 높일 예정이지만 결국 대만도 위안화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어 대책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주기판· 그래픽카드업체인 빅빔은 일단 보유하고 있는 재고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제품 단가 압력을 최대한 흡수하면서 중국업체와 협상을 통해 가격을 인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 회사 유승일 PC 부문 이사는 “지난주 중국 그래픽카드 생산 업체에서 제품 단가를 평균 3달러 정도 인상한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일단 확보한 재고를 통해 소비자가 인상을 막고 앞으로 제조업체와 공급가 인하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시그마컴도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사무소를 통해, 매일 원자재 가격 동향을 보고 받고 저렴한 제품 공급선을 물색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의 그래픽카드 유통업체들은 재고가 소진되는 여름 휴가 이 후 제품 가격 인상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
그래픽카드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익률이 극히 낮은 PC주변기기에 2%라는 가격 인상 요인은 아주 큰 것”이라며 “이에 각 업체는 가격 인상을 조심스럽게 고려하고 있지만, 소비자와 경쟁업체의 눈치를 보며 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한정훈기자@전자신문, exist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