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국회 D-30’
국회 본회의장은 지난 2∼3주 동안 불이 꺼지지 않았다. 오는 9월 1일 정기국회 개원에 맞춰 종이없는(페이퍼리스) 디지털 본회의장을 구현하기 위해 빠듯한 공기를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개원을 한 달 앞둔 1일 국회 본회의장은 바닥 통신케이블 설치작업을 마무리하고 모니터를 설치한 책상, 전광판 일부 설치 작업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유승우 국회 입법정보화담당은 “오는 8일까지 내부 외형을 모두 갖추고 15일까지 시스템을 완전히 가동하기 위해 2∼3주 동안 밤낮 없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예정보다 5일 가량 진도를 앞당긴만큼 8일 외형을 완비, 15일 시스템을 완료하고 개원이전 운영진과 국회의원 대상 시스템 교육을 시행하는 일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국회 페이퍼리스가 핵심=가장 큰 변화는 페이퍼리스 국회가 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책상 가득 올려지는 법안 관련 서류가 종적을 감추게 된다. 대신 의원 개별 책상에 놓인 모니터(그림참조)를 통해 회의에서 진행된 모든 자료 및 개인화 서비스 지원을 받게 된다. 국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법안이 한 글자라도 틀리면 안 되기 때문에 행정부에서 법안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문서를 재작성한 뒤 관보에 게재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쳐왔다”며 “페이퍼리스 국회가 되면 의결된 법안이 직접 행정 각부의 시스템으로 전송돼 각종 의안의 정부 시행까지 걸리는 시간이 대폭 줄어드는 것이 가장 큰 효과”라고 말했다.
◇디지털 본회의장 어떤 모습?=본회의장 발언대도 교체된다. 국무위원과 마주볼 수 있도록 회전하는 기능과 발언대에 모니터를 내장해 프롬프터나 프레젠테이션 자료 조작 등에 활용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법안 설명이나 대정부 질의가 딱딱하게 원고를 읽어 내려가는 풍경이었다면 이제 다양한 프레젠테이션 프로그램을 활용한 질의 및 제안설명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원석은 모니터, 전자투표기를 내장한 책상으로 교체하고 전자명패와 키보드 등도 장착할 계획이다. 의원책상에 놓일 모니터에서는 전자투표, 직원호출 등 다양한 메뉴가 서비스되며 개인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메신저 등 개인화된 서비스를 본회의장에서 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안건에 대한 설명자료도 모니터를 통한 e북으로 볼 수 있다. 전광판도 지금까지 단순한 형태의 LED전광판에서 벗어나 DLP 기종의 대형 디스플레이를 설치, 본회의장 발언시 다양한 자료화면을 활용토록 했으며 투표결과도 각종 그래픽을 활용해 보여주게 된다. 투표시에도 모니터를 이용한 전자투표나 기표소 내 설치된 무기명 전자 투표기를 이용하게 된다.
◇보안 등 숙제도 남아=가장 큰 숙제는 보안이다. 국회 측은 “개별 모니터 작동 서버와 네트워크는 물리적으로 외부와 이중·삼중으로 차단된 구조를 채택해 외부 침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국회 보안관제센터의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장애 및 침입 행위에 대비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회의중 인터넷 이용을 허용할 것인지도 숙제로 드러났다. 국회는 회의중 인터넷 이용을 허용할 경우 일부 의원이 인터넷 이용에 열중에 회의 집중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 회의중 인터넷 접속 허용 여부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용석기자@전자신문, ys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