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항암제를 달고 다니며 암세포만을 죽이거나 치매 치료용 신경전달 물질을 옮겨다 주는 ‘분자 추진체’ 기술이 머지않아 구현될 전망이다.
분자추진체 기술이란 빛이나 전기 같은 에너지를 통해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만 분의 1 크기인 0.2∼0.3㎚ 정도의 분자를 스스로 움직이도록 하는 첨단기술을 말한다.
하나의 분자추진체는 여러 종류의 분자가 마치 레고 블록처럼 결합한 형태를 하고 있으며 평소에는 ‘ㄷ’자 모양을 하고 있지만 에너지를 가하면 ‘ㄱ’자 형태로 펴지게 된다. 이런 운동이 반복되면 마치 수영선수가 물장구를 치는 것처럼 분자추진체가 인체 속을 이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김광수 교수가 이끄는 기능성분자계연구단은 수년에 걸쳐 분자추진체에 항암제 등 질병치료 물질을 탑재해 질병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집게처럼 특정 물질을 잡아 가두는 분자결합체의 성질 또한 집중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치매는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부족에서 생기는데 분자결합체를 이용해 아세틸콜린을 잡은 다음 필요한 위치에 놓게 하면 손쉽게 치매를 치료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분자추진체의 운동이 빠르지 않아 실용단계까지 발전하지는 못했지만 몇 가지 문제만 해결한다면 황우석 박사에 이어 한국이 세계 의학의 중심에 서게 되는 쾌거를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의학계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