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관리 업무 이관놓고 `갑론을박`

산업단지 관리 업무 이관놓고 `갑론을박`

 산업단지관리공단이 수행하고 있는 국가산업단지 관리업무가 각 지역자치단체에 이관되는 작업이 조율중이다. 그러나 각 지자체와 산업자원부가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어 실행은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5일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지난달 28일 지역별로 흩어져 있는 국가산업단지를 지자체가 직접 관리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 산업단지 관리건의 지자체 이양관련 수용 의견요청’이라는 공문을 각 광역시·단체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각 지자체의 의견조사는 현재 취합중이며 이번주 초 최종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정부는 지난 2000년부터 산업단지관리공단이 수행해온 국가산업단지 관리 업무 가운데 관리 및 건설인·허가를 비롯한 지자체 행정업무 등 중복되는 일부 업무를 규제개혁 차원에서 지자체로 넘기는 방안을 총리실 규제개혁위원회에서 줄기차게 논의해 왔다.

 국무조정실 규제개혁기획단의 한 관계자는 “지방분권과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현재 각 지자체의 의견을 조사중”이라며 “국가산업단지 관리권의 지자체 이전에 대한 원칙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자부 “예산 지원 부담”= 현재 국가산업단지의 관리는 산자부 장관의 업무다. 주 업무는 업체의 입주계약과 양도 등이며 장관이 직접 관장하기 어렵기 때문에 산단공에 위탁하고 있다. 관리에 대한 비용은 산단공이 자체 조달한다. 산단공은 공단 조성시 산단공이 직접 운영·관리해 임대할 수 있는 토지를 정부로부터 사서 이의 임대 소득으로 관리비를 조달해 왔다. 지난 96년 이후 기업에 부담을 준다고 해서 관리비 징수도 없앴다.

 안철식 산자부 지역균형국장은 “지자체들이 인력과 예산이 지원되지 않는 국가산업단지의 지자체 이전에 반대해 왔다”며 “그러나 현재 산업단지관리공단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여서 국가산업단지의 지방 이전을 정부가 지원하는 것도 어렵다”고 밝혔다. 따라서 산업단지 행정업무 일원화를 위해 국가산업단지의 관리권을 지자체에 이관할 경우 지자체로선 정부의 지원없이 ‘생돈(?)’을 산업단지 관리비로 지출해야 할 실정이다.

 현재 모든 행정업무가 일원화돼 있는 197개 지방산업단지는 대부분 관리가 안돼 부실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28개 지방산업단지만 관리기관이 있을 뿐 나머지는 거의 방치상태에서 운영되고 있다.

 산자부 지역균형국의 황규연 지역투자입지담당관은 “지자체의 재정을 고려해 볼 때 국가산업단지의 관리권 이양은 다소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는 강력 반대= 대부분의 지자체는 국가산업단지의 관리권이 지자체로 이관될 경우 재정부담과 인력수급 등의 문제점을 들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상북도청 기업노동과의 한 관계자는 “예산과 인력이 지원되지 않는 한 국가산업단지 관리권의 이관은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분양 후 새로 건설하는 도로나 추가 기반시설 구축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고 인력이 부족해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로선 관리권을 이양받을 경우 산업관련 시설을 유치할 수 있고 특화 클러스터를 자체 조성할 수 있는 이점은 있지만 일체의 관리비 부담은 열악한 지방재정으로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아직 의견조사 결과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지자체 대부분이 반대의견을 표명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반면 산단공은 이번 조사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개의치 않는다는 태도다. 산단공의 한 관계자는 “공단의 주요 업무는 단지의 조성과 불하 업무이며 관리 및 인·허가문제는 중복을 피할 수 있다면 누가 해도 상관없다”며 “국가산업단지 관리권의 지자체 이관은 전체 관리업무 중 일부 인·허가 행정업무에 한정된 얘기고 산단공의 존폐나 기본적인 역할 및 기능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