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포커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출간하고, 인터넷 동영상이나 신문, 잡지 등을 통해 포커 이론을 강의하자 간혹 필자의 이론에 도움을 받아 실력이 많이 향상됐다며 연락을 주시는 분들이 계신다. 필자로서는 아주 고마운 일이다.
그런데 실력이 조금씩 향상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한가지 공통점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바로 패배를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아주 안좋은 현상이다.
포커게임의 승패는 실력에 의해 좌우된다고 수없이 강조해왔고, 이 부분을 부정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포커게임이 아무리 실력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난다 해도 어느 정도의 운이 분명히 작용한다는 사실 또한 잊어서는 안된다.
바꿔 말해 정석 플레이가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으며, 말도 안되는 무리한 플레이가 경우에 따라 엄청난 행운을 가져다주는 일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것이 바로 그날그날의 운, 또는 재수라고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며, 이러한 점 때문에 포커 게임에서 항상 안좋은 승률을 기록하는 하수들이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다.
그러나 올바른 정석 플레이로 피해를 보는 경우가 생기고, 반대로 변칙적인 플레이가 간혹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 해도 이 같은 재수나 운이라는 것이 늘 좋을 수는 없기에 결국 올바른 정석 플레이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더 높은 승률을 보장한다는 점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정석이 아닌 무리수가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는 점이 바로 포커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자 동시에 가장 무서운 함정이라는 점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 그래서 아무리 고수라 할지라도 80-90%의 승률을 올릴 수 있어도 그 이상의 승률은(상대가 어느 정도의 기본 실력을 가지고 있을 경우) 현실적으로 어렵다.
최고 수준에 올라 있는 톱 플레이어들이 이렇다고 할 때, 웬만한 수준에 있는 아마추어 포커인들의 승률은 그보다 훨씬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은 너무도 뻔한 일이다. 그런데도 대부분의 아마추어 포커 마니아들은 그날그날의 결과에 너무도 큰 의미를 둔다. 그들의 생각 속에는 그날그날의 승패만이 의미가 있다. 다시말해 그날 잃은 부분은 반드시 그 날 복구해야만 직성이 풀린다는 얘기다.
앞서 얘기했듯, 누구라도 백전백승할 수 없는 것이 포커 게임이기에 안되는 날은 패배를 받아들일 줄 아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래야 안되는 날에 무리하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그날의 패배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은 필연적으로 무리를 동반하게 되며, 그것은 대부분 더 큰 피해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승부에서 무리를 한다는 것은 자제력을 잃고 페이스가 흐트러진 상태에서 위험을 자초하는 행동을 낳기 때문이다. 더구나 게임이 안풀리는 날이라면 피해는 더욱 커 질 수밖에 없다.
포커 게임을 그 날 하루만 하고 영원히 그만 둘 것이 아닌 이상 그날그날의 결과는 넓은 의미에서 보면 하루 동안에 벌어진 수없이 많은 게임 중 한게임일 뿐이다. 그래서 포커게임을 또 하나의 마라톤 인생이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부디 여러분들은 긴 안목을 가지고 눈앞의 결과에 연연해 뒤따라 올 큰 행운을 놓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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