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카르스마를 앞세워 게임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김홍규 애니파크 사장. 그는 엘리트 코스만을 밟아온 수재다. 외국어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했고 명문 서울대 전기공학부 출신이다.
그는 최근 CJ인터넷에 인수되면서 새로운 환경을 만나게 됐다. 그동안 그가 게임을 개발했던 것보다는 안정적인 환경을 갖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사장은 열의에 불타있다. 그동안 그가 개발했던 게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됐던 성인전용 MMORPG ‘A3’와 스포츠 게임인 ‘호버보드 ASDF’ 등이다.
지금까지 전혀 시도되지 않았던 게임을 개발했던 그이기에 안정적인 게임개발 환경이 구축된 현재, 애니파크에 쏠리는 눈과 귀가 많다. 그를 만나 앞으로 어떤 게임을 내놓을지 회사 운영은 어떻게 할지 등에 대해 물어봤다.
김 사장은 요즘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하는 스타일이 게임개발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팀장에게 권한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아직 게임이 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해야 할 일은 많지 않다. 그는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 애니파크가 나갈 방향에 대한 조타수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려고 한다. 또한 팀워크도 새롭게 점검하며 새로운 채비를 준비중이다.
# 안정 기반으로 한단계 도약
김 사장이 본격적으로 게임시장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01년이다. 처음 그래픽과 관련된 사업을 시작하다 2001년 엔진툴 개발로 사업을 전환하면서 본격적인 게임개발 시장에 들어섰다. 그가 게임개발을 시작하기 전에는 게임에 대해 거의 문외한에 가까웠다. 비록 초등학교 시절부터 컴퓨터 게임을 즐겼지만 게임개발은 생각하지 않았다.
대학교 4학년때까지 자신이 갈 방향이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졸업논문을 쓰기 시작하면서 그는 게임개발로 방향을 선회했다. 그가 게임개발에 빠져들었던 가장 큰 이유는 독창적인 작업이라는 점이다.
전혀 새로운 세계를 창조한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그는 곧바로 동료 몇 명을 모아 회사를 설립했고 ‘A3’라는 게임 개발을 시작했다. ‘A3’ 출사표를 던지면서 애니파크는 게임업계의 혜성으로 등장했고 가능성있는 개발사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후속작 ‘호버보드ASDF’의 흥행 실패는 애니파크에 큰 충격을 안겨 줬다. 비록 새로운 시도라는 평은 받았지만 시장 진입 실패는 애니파크의 사정을 어렵게 만들었고 이로인해 김 사장은 힘겨운 결정을 내렸다. CJ인터넷에 회사를 넘기기로 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을 내린 가장 큰 이유는 안정성을 기반으로 최고의 개발사로 거듭나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현재 애니파크에서 개발하고 있는 게임은 8월 서비스를 앞두고 있는 ‘마구마구’ 외에도 3가지의 게임이 더 있다. 이들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본이 필요했으며 애니파크의 사정으로는 서비스조차 불가능했다. 김 사장은 이런 현실을 직시, 과감하게 CJ인터넷측과 협의를 진행했으며 안정적인 개발환경을 만들었다.
김 사장은 지금부터 애니파크는 새롭게 변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개발환경이 구축됐기 때문에 충분히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깜짝 놀랄만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다.
“애니파크는 지금까지도 전문개발사였고 앞으로도 그렇게 남아 있을 것이며 안정적인 개발환경이 주어진 만큼 최고의 게임을 개발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 ‘마구마구’로 올해 일낼 터
김 사장이 현재 가장 신경쓰고 있는 것은 개발중인 온라인 야구게임인 ‘마구마구’다. ‘마구마구’에 대한 그의 열정은 처음으로 개발했던 게임인 ‘A3’이상이다. 그만큼 ‘마구마구’는 그에게 있어 중요한 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구마구’에 대해 김 사장이 이처럼 신경쓰는 이유는 애니파크의 인지도를 이 게임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다는 자신감때문이다. 현재 ‘마구마구’는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준비중에 있다. 클로즈베타 때 김 사장은 다른 게임의 오픈베타 수준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마구마구’의 바람몰이를 하겠다는 의도다. 온라인 스포츠게임이 골프게임인 ‘팡야’에 이어 농구게임 ‘프리스타일’로 이어진 계보를 ‘마구마구’가 잇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에서 ‘마구마구’와 한빛소프트의 ‘신야구’를 비교하는 부분에 대해 그는 불편한 속내를 내비쳤다. 스포츠게임의 신화를 이뤄낼 수 있는 게임인지 아닌지 여부로써 ‘마구마구’를 평가해 달라는 것이 그의 주문이다. 특히 ‘신야구’가 ‘마구마구’에 비해 빠르게 서비스된다는 점에 대해서도 그는 그렇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마구마구’에 대한 강한 믿음이 있다.
“ ‘마구마구’를 통해 올해 스포츠 온라인게임에 새로운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다양한 스포츠 게임들이 서비스된다는 점을 고려해 이들 게임들과 경쟁할 수 있는 게임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유저들이 좋아하는 개발사로 성장
그동안 김 사장이 개발했던 게임은 기존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던 것과는 전혀 틀리다. 처음으로 개발했던 ‘A3’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인전용 온라인 게임을 내세우며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
이후 개발됐던 ‘호버보드ASDF’도 보드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이색적인 온라인게임이다. 김 사장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모방게임이다. 이 때문에 지금까지 개발했던 게임들은 표절시비에 한번도 거론되지 않았다. 독창적인 게임으로 애니파크의 색깔을 가져가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생각이다.
비록 ‘호버보드ASDF’는 유저들의 호응을 얻는데 실패, 현재 서비스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점에 대해서 김 사장은 ‘호버보드ASDF’가 어려운 회사 사정때문에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개발된 게임도 별로 없지만 ‘호버보드ASDF’는 너무 아까운 게임이기 때문에 향후 새롭게 기획해 다시 서비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이 독창적이면서 전혀 새로운 형태의 게임을 개발하려는데는 유저들이 좋아할 만한 게임을 선보이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을 개발한다는 자존심 때문에 쉽게 다른 게임을 베껴 게임을 개발하고 싶지 않다고 그는 강조했다.
애니파크라는 회사에서 만든 게임은 유저들이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싶은 욕심도 있다.
김 사장의 이같은 생각은 최근 CJ인터넷에 인수되면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그동안은 개발환경이 취약해 어려운 점이 많았지만 안정성을 기반으로 유저를 위한 게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앞으로도 유저들이 좋아할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로 남고 싶다”며 “애니파크가 유저들이 가장 좋아할 개발사로 남게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안희찬기자@전자신문 사진=한윤진기자@전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