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성회로기판(FPCB) 제조 공정에 동박필름을 롤에 그대로 감아 가공하는 롤투롤(roll to roll) 공법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 94년부터 이미 롤투롤 공법을 적용해온 에스아이플렉스를 시작으로 LG전자·뉴프렉스·한국플렉시블PCB 등 국내 주요 연성기판 업체가 신규 라인을 구축하거나 설비 교체시 PCB 제조원가를 크게 줄여 주는 롤투롤 공법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차경순 뉴프렉스 기술연구소장은 “국내 연성기판 업체들은 그동안 동박적층판(FCCL)을 길이에 맞게 자른 다음 가공하는 시트(sheet) 방식을 주로 사용해 왔으나 최근 FCCL을 재단하지 않는 롤투롤 공법이 연성기판 제조의 새로운 기술표준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롤투롤 공법은 FCCL 원재료를 그대로 회전롤에 감아 가공함으로써 기존 시트방식이 지닌 생산량 저하나 가공 시간 증가 등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PCB 가공 시간 및 인력과 비용을 최대 절반 가까이 줄여 준다.
롤투롤 공정 기술을 자체 보유한 에스아이플렉스(대표 원우연)는 올해 중국 웨이하이 신규 생산공장에 롤투롤 공법을 도입한 데 이어 기술적용 대상을 단·양면 PCB 제품에서 다층·멀티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원우연 사장은 “한발 앞선 롤투롤 공법 적용과 자체 생산설비 제조 노하우를 통해 PCB 제조원가 및 수익 면에서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의 후발 경쟁사들보다도 훨씬 앞서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지난해 말 구축한 초미세 다층 연성회로기판 전용라인에 차세대 네오맨해튼범프인터커넥션(NMBI) 기술과 롤투롤 공법을 함께 도입했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세계적으로도 NMBI 기술과 롤투롤 공법을 적용한 연성기판 생산라인이 구축된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다.
롤투롤 공법이 이처럼 빠르게 확산되면서 PCB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2∼3년간 연성기판 분야 신생 업체 설립과 라인 증설이 붐을 이루면서 공정 기술 도입을 둘러싼 특허분쟁이 심심찮게 일어나고 있다”며 “향후 후발 업체들을 중심으로 더욱 확산될 롤투롤 공법도 기술분쟁 대상에서 결코 예외일 순 없을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주상돈기자@전자신문, sd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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