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보급되어 있는 풍력발전시스템 시설의 99.9%가 외국산입니다. 고장만 나면 외국에 부품을 보내거나 외국인을 데려다 수리해야 하는 게 현실이죠.”
1억원의 사재를 털어 국내 처음으로 보급형 신재생에너지 생태주택을 건립, 최근 전국과학관협의회에 사립과학관 1호로 등록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임상훈 박사(51)의 말이다.
임 박사는 “현재 신재생 에너지와 관련해 다양한 정부 시범화 사업이 시행되고 있지만 기술 개발은 제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대부분 시설을 외국 제품을 수입해 조립해서는 비전을 만들수 없다 ”고 말했다.
임 박사는 신재생에너지 시설 건립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들이 30%의 예산만 내면 산업자원부가 시설비용의 70%를 지원하기 때문에 겉으로는 수익이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며 “국산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인 만큼 유지 및 보수 비용 등을 감안해 R&D의 생산성과 경제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 박사는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기술과 관련한 전시시설에 대해서도 일침을 놓았다.
“영국 웨일즈 지방의 신재생에너지 공원은 바람이 불면 그네가 움직이도록 설계, 아이들이 바람의 원리와 작용을 이해하도록 하는 체험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첨단 과학시설을 보여만 주는 전시 행정식 교육으로 가고 있습니다.”
임 박사는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사립과학관 건립시 ‘서민 체험형 신재생에너지 시설’이란 개념을 채택했다. 평당 시설 건립 비용이 첨단 전시물의 5분의 1밖에 안 되는 150만 원대로 구현했다. 단 한푼의 정부 지원도 받지 않았다.
비용은 임 박사가 그동안 10여 권의 책을 펴내 벌어들인 인세와 과학 앰베서더 활동 등을 통해 얻은 강의료 수익 등으로 충당했다.
“평판형 진공관식 태양열 시스템과 태양광 발전시스템, 마당 블록에서 잔디가 자랄 수 있는 생태포장 블록 등 친환경 시설들로 꾸몄습니다.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건축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임 박사는 “신재생에너지를 보급하기 위해선 서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건축이 필요하다”며 “이해하지도 못하는 첨단시설을 갖다 놓고 교육시키기 보다는 청소년과 서민들이 진정으로 체험하고 활용할 수 있는 전시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