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PC업계가 오는 10월 시작하는 4분기를 ‘정조준’하고 있다. 9월 신학기가 이어지는 4분기는 전통적으로 ‘백투더 스쿨’이라 불리며 1분기와 함께 PC 업계의 최대 성수기다.
주요 업체는 이에 4분기를 겨냥해 공격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 계획을 준비중이다. 신제품 라인업도 대부분 4분기에 맞춰져 있다. 특히 올 4분기는 데스크톱PC 부문에서 ‘포스트 삼보’의 향배와 노트북PC 부문에서 ‘넘버 2’ 경쟁이 최대 관전 포인트다.
◇캠퍼스를 잡아라=4분기 시장 경쟁을 앞둔 ‘워밍업’은 이미 시작됐다. 주요 업체는 개강과 신학기에 따른 캠퍼스 수요를 잡기 위한 프로모션에 시동을 걸었다. 소니코리아는 가을 신학기를 겨냥해 노트북PC 구매 고객에게 1억여원어치의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벌인다. 내달 11일까지 진행하는 이번 행사에는 바이오 S시리즈 8개 모델 구매 고객에게 총 1억원에 달하는 경품을 준다.
한국후지쯔도 라이프북 아카데미 행사를 내달 30일까지 실시한다. 삼보컴퓨터는 컬러 노트북PC ‘에버라텍 1000’을 주력으로 ‘TG삼보컴퓨터 페스티벌’을 진행중이다. 아수스 등 대만 노트북PC 업체도 ‘블루투스’ 등 다양한 테마를 기반으로 캠퍼스 수요 잡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소니코리아 측은 “4분기는 한해를 마감하면서 1분기로 넘어가는 브리지에 해당하는 기간으로 학생층이 주요 타깃”이라고 설명했다.
◇신제품 라인업 집중=마케팅뿐 아니라 신제품 출시도 4분기에 집중하고 있다. 델인터내셔널(한국델)은 4분기에 먼저 데스크톱PC 부문에서 인텔의 BTX 규격 제품의 라인업을 크게 강화키로 했다. 보급형 모델인 ‘디멘션 3000 제품’을 강화해 델 인지도를 높여나갈 계획이다.
노트북PC에서는 소비자를 겨냥한 서브 노트북급 제품 라인업을 크게 늘린다. 최근 5개 모델을 새로 선보인 소니코리아도 ‘바이오 S·FS 시리즈’를 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
토종 업체들도 신제품을 대거 쏟아 놓는다. 주연테크는 ‘펜티엄 계열 6시리즈’로 라인업을 재편해 사양과 가격을 모두 만족하는 마케팅 전략을 준비중이다. 삼성전자는 ‘컨셉트 PC’ 등 차별화를 모토로 수익성 위주의 제품을 출시해 매출과 수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다는 전략이다. 이 밖에 LG전자도 세계에서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한 DMB 노트북PC 모델 라인업을 보강해 삼성과의 점유율 격차를 줄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전망=IT 업계 불황에도 PC 시장은 다행히 꾸준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가트너코리아는 최근 2분기 시장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1·2분기 실적 호조를 이유로 올해 전체 성장률을 12.6%로 전망했다. 이 같은 수치는 올 초 가트너가 예측한 올해 전체 성장률 11%에 비해 1.6% 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올 4분기 시장 규모는 데스크톱PC 부문은 작년보다 15% 정도 성장한 70만대, 노트북PC 부문은 30% 정도 증가한 2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데스크톱PC의 경우 지난 2분기에 처음으로 부동의 2위였던 삼보를 제친 주연테크가 승승장구하는 분위기를 이어 갈지가 주목된다.
노트북PC에서는 삼성에 이어 과연 올해 2위 자리를 누가 차지할지가 최대 관심사다. 지난 상반기 노트북PC 판매 결과 2위와 5위의 판매 대수 차이는 불과 3만대 안팎이었다. 이와 함께 AMD와 인텔이 신학기 시즌에 맞춰 프로세서 가격 인하를 시사해 저가 노트북PC 경쟁은 4분기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