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불황 몰라요"

 ‘우리는 불황을 몰라요.’

 장비·재료 기업의 실적과 직결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의 투자 축소, 판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매출이 확대되거나 손익까지 개선된 장비·재료 기업들이 화제다.

 특히 장비·재료 기업 중에는 매출이 감소하거나 아예 적자로 돌아선 경우가 다반사여서 이 기업들의 실적은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인 에스엔유프리시젼(대표 박희재)의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3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50% 늘었다. 영업이익은 101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30%가 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다른 LCD 장비 업체의 경우 투자 축소 등으로 인해 상반기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 회사가 매출이 증가한 것은 LG필립스LCD 외에 삼성전자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는 등 매출처를 다양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감광액 제거기(애셔) 업체인 피에스케이(대표 박경수)도 지난 상반기 매출이 403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133% 확대됐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23.5%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매출이 증가한 것은 300㎜용 애싱장비가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300㎜용 애싱장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 및 LCD 식각액 업체인 테크노세미켐(대표 정지완) 역시 매출액이 작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증가한 45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0.7% 포인트 증가했다. 테크노세미켐의 매출은 LCD라인이 대형화되면서 LCD 식각액의 수요가 증가한 데 힘입은 결과다. 또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원가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평가로 현대증권에서는 하반기 주목주로 테크노세미켐을 추천했다. 램프 업체인 우리이티아이(대표 윤철주)는 상반기 매출이 작년 전체 매출과 비슷한 285억원에 이른다. 영업이익률은 소폭 하락했지만 경쟁사에 비해서는 7∼8%포인트 높은 22%에 이르고 있다. LG필립스LCD에 대한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데다가 외부전극형광램프(EEFL) 등 기술 개발에 힘쓴 결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들 기업의 공통적인 특징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및 경쟁력을 보유하고 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다는 점”이라며 “최고의 경쟁력은 시황을 뛰어넘는다”고 강조했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