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용기자의 나노 돋보기](16)나노&스포츠

[이은용기자의 나노 돋보기](16)나노&스포츠

“360㏄급 티타늄 소재 드라이버보다 비거리가 15야드 정도 늘어납니다.”

골퍼들의 귀를 자극할 이보다 더 좋은 얘기가 있을까.

나노기술이 비거리 늘리기의 최대 해결사로 등장했다.

지난해 일본의 한 스포츠용품업체가 탄소나노소재인 ‘티타늄 풀러렌’을 골프 클럽 헤드에 적용했다. 이 제품은 기존 티타늄 드라이버보다 휨 방지효과가 12% 좋아졌다. 로봇을 이용해 같은 힘, 같은 동작으로 실험했더니 헤드 탄성이 20% 향상돼 비거리가 15%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한 회사는 ‘비행 경로를 ‘스스로 조절하는’ 골프공을 만들었다. 이 회사는 자사 제품이 클럽 헤드로부터 전달받은 에너지를 공에 잘 옮겨줘 날아가는 도중에 발생할 수 있는 흔들림과 기울어짐 현상을 보정해주는 나노소재를 채택했다고 주장했다. 그 나노소재가 무엇이었는지를 공개하지 않아 많은 골퍼들이 고개를 갸웃거리긴 했지만, 나노기술을 스포츠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활발하다.

실제로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테니스 라켓, 수명이 긴 나노입자 테니스 공, 마라톤 선수를 위한 나노 발 보온재, 방수 및 얼룩방지기능 나노소재를 채택한 스키복 등에 활용되는 추세다. 박세리 선수도 물에 젖지 않는 성질을 가진 나노섬유로 만든 옷을 입고 엘피지에이(LPGA)에 출전했을 정도로 나노기술과 스포츠용품 접목 속도가 빠르고 폭넓다.

서상희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장은 “바람이 잘 빠지는 테니스 공 표면에 나노입자를 잘 분산시켜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정도는 이미 대중화됐다”며 “일반인에 친숙한 스포츠 분야에 나노기술이 접목되면서 나노기술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고 시장도 성장한다”고 말했다.

사진: 풀러렌을 소재로 적용한 골프 클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