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소리까지 디자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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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로롱∼”

 백색 일색이었던 세탁기·냉장고·에어컨·김치냉장고 등 생활가전 제품이 2∼3년 전부터 다양한 컬러로 외모를 치장하면서 디자인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한 단계 뛰어넘어 다양한 음향을 집어넣은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소리’가 새로운 차별화 항목으로 주목받고 있다.

 18일 LG전자(대표 김쌍수)에 따르면 지난 6월 생활가전부문 음향디자인 가이드라인을 확정짓고 이를 지난 10일 출시한 2005년형 디오스 김치냉장고 신모델 11종에 처음 적용했다.

 LG전자의 생활가전 음향디자인 가이드라인은 생활가전 전체의 전반적인 사운드를 개선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유저인터페이스(UI)그룹이 개발했으며 연세대 인지공학연구소도 참여했다. 가이드라인은 고객 감성과 기업 이미지를 고려해 제품별, 기능별로 소리 주파수와 길이 등을 규정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메인 전원 온오프 △기능 시작과 정지 △수치 상하향 △기능 선택 △완료 알림 △에러 알림 △제품 특성별 소리 등으로 나눴다. 이번 가이드라인에서는 소리 주파수 대역도 새롭게 정립했다. 기존에는 3k∼4㎑대를 주로 사용했으나 새로운 음역대는 1k∼2㎑대에서 적용된다.

 가이드라인이 처음 적용된 김치냉장고는 모든 기능을 1개 음으로 처리했던 것과 달리 총 8가지로 버튼 소리를 늘렸다. 기본 버튼 음은 기존에 비해 듣기 좋게 업그레이드했으며 기능별로 버튼 음을 다르게 적용, 소리만으로도 기능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동일 기능의 성능 상향·하향에 따라 소리를 구분했으며 기능의 이동에도 별도 소리를 채택했다. LG전자 김치냉장고만의 기능인 ‘맛지킴’은 일반 기능과 차별된 소리를 집어넣었다.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도 학습 정도에 따라 기본 기능은 소리만으로도 구별해 사용할 수 있다.

 LG전자는 김치냉장고 이외에 세탁기, 에어컨 등으로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음향 디자인을 적용하고 있어 앞으로 출시되는 생활가전 신제품들은 대부분 새로운 ‘소리’로 무장할 전망이다.

 심재희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 인터랙션그룹장은 “생활가전 제품의 소리는 듣기에도 좋아야 하지만 기능 정보도 전달해야 하며 브랜드와 기업 정체성도 함께 나타내야 하는 까다로운 작업”이라면서 “김치냉장고에 이어 오븐, 세탁기 등에 적용되는 소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에어컨은 캐릭터인 ‘펭귄’에 맞춰 고급 음향을 채택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동규기자@전자신문, dk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