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이오티는 한국의 기술과 중국의 자본이 결합됐다는 점에서 새로운 한·중 협력 시대를 열어가는 새 모델입니다. 한국이나 중국 모두 ‘윈윈’한다는 점에서 어느 한쪽이 손해 보는 결과를 낳지 않을 것입니다.”
중국 2위 IT기업인 비오이그룹 부사장이면서 LCD 사업부문을 책임지는 최병두 비오이하이디스 사장은 1년의 절반은 국내에서, 나머지 절반은 중국에서 보낸다.
중국의 5세대 LCD 생산법인인 비오이오티는 양산 7개월만인 이달 5만 장의 유리 원판을 투입할 정도로 성공적인 출발을 보이고 있다.
최 사장은 “일부에서는 중국에 기술을 넘겨준 것 아니냐는 시각이 있지만 최근 이상완 삼성전자 LCD 총괄 사장이 밝힌 한국의 2개, 일본의 1개, 대만의 2개 업체가 LCD 시장에서 메이저 업체로 살아남을 것이라는 견해에 동감하는 부분이 있다”며 “비오이는 메이저 업체가 진출할 수 없는 분야와 중국 시장에 승부를 걸 계획”이라고 밝혔다.
비오이는 국내 거대 LCD 기업과의 경쟁보다는 태블릿 및 의료용과 같은 특수 시장과 5세대 양산과 추후 투자를 통해 대만 2위권 기업과의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는 전략이다.
최 사장은 “중국에서 액정을 연구하는 대학은 칭화대 한곳에 불과할 정도로 디스플레이 분야의 기반 인프라는 미비한 수준”이라며 “비오이오티의 경우 모든 부서장이 한국사람이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한국의 기술을 공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오이오티는 현재까지 5세대 장비 투자액 7500억원 가운데 3000억원을 국산 장비를 구매했다. 비오이하이디스를 포함 한국인 직원도 3년간 300명이 증가했다. 또 국내에도 매년 500억∼700억원을 투자한다.
최 사장은 “기업의 의무는 고용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만약 하이디스가 독자적으로 운영됐다고 가정하면 생존은 물론 이러한 투자와 국내 장비·재료업체들의 중국진출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의 또 다른 LCD업체인 SVA-NEC는 국산 장비를 거의 구매하지 않았다. 최 사장은 최근 중국에서의 차세대 투자에 대해 고민중이다. 올해 말까지 5세대 혹은 6세대 라인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지만 6세대 투자에 보다 마음이 기울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4.5세대 투자를 검토하기는 했지만 시장 상황의 변화로 포기한 상태다. 최 사장은 “비오이의 성공은 한국 및 중국에게 모두 중요하다”며 “지난 수년간 제기된 하이닉스 해외 매각 주장이 지금은 잘못된 것으로 평가되듯이 하이디스의 중국 매각이 나중에는 최선의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를 기대한다”고 말을 마쳤다.
유형준기자@전자신문, hjy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