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신드롬’에서 시작된 바이오열풍이 생명공학분야를 넘어 IT업계와 주식시장까지 강타하고 있다.
IT기업은 바이오 파트너 찾기에 여념이 없고 바이오기업 투자 공시 하나만으로 폭등하는 IT주가 속출한다. 건전한 투자 수준을 넘어 투기로 번지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하지만 바이오열풍을 단순히 ‘광풍’으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오히려 이번 기회를 살려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바이오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최근 IT업계에 몰아치고 있는 바이오열풍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보안솔루션을 개발하는 코스닥 상장업체 A사는 지난달 말 바이오기업 인수합병(M&A)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소식에 A사의 주가는 그날부터 이틀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기존 주력사업과는 전혀 무관한 사업 진출에다가 아직 이렇다할 사업계획도 갖추지 않았지만 오직 ‘바이오’라는 단어 한마디가 위력을 발휘했다.
이미 올 상반기부터 수많은 IT기업이 바이오사업 진출을 재료 삼아 급등세를 탔지만 하반기 들어서도 바이오열풍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이후 한달 반 사이 바이오사업 투자계획을 밝힌 IT기업은 15개사에 달한다.
바이오사업 진출 기업의 종류도 다양하다. 소프트웨어에서 하드웨어에 이르기까지 IT기업이 총망라됐다. 보안솔루션업체 인젠과 장미디어가 바이오기업 투자계획을 발표했고 기업용 솔루션업체인 티니아텍·유니보스 등도 바이오 투자 대열에 동참했다.
하드웨어 기업도 마찬가지다. 반도체·LCD장비업체 비아이이엠티가 바이오기업 에프씨비파미셀에 3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으며 인쇄회로기판(PCB)업체 에이스일렉트로닉스와 부품업체 엑사이엔씨 등도 이에 뒤질세라 바이오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바이오사업 투자 배경과 형태도 다양하다.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M&A와 합작법인 설립을 포함해 투자차익을 노린 단순 투자 등 각양각색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 가운데 향후 비전을 제시하는 등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밝힌 곳은 찾기 힘들다는 점에 있다.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후 어떻게 바이오사업을 영위해나갈 것인지, 어떠한 방식으로 투자액을 회수하고 이익을 실현할 것인지에 대한 청사진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다.
바이오업체가 개발중인 기술에 대한 소개도 부족하다. 대다수 기업들이 단순히 “바이오 기업에 투자했으니 바이오사업 진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설명하는데 그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신성장동력 발굴 차원에서 바이오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은 당연한 흐름이지만 단순 소규모 출자를 통해 ‘물타기’를 하려는 IT기업이 적지않다”며 “이에 대한 옥석가리기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호준·조윤아기자@전자신문, newlevel·for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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