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벤처요람 창업보육센터를 가다](17)충남신기술창업보육센터

[신벤처요람 창업보육센터를 가다](17)충남신기술창업보육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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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개 기업이 활발한 연구개발 및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는 충남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전경. 충남중기센터 내에 충남신기술창업보육센터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다.

 ‘벤처로 또 다른 삼성 만들기.’

 충남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본부장 장귀남)의 운영방침에 따라 20개 창업 기업의 보육을 책임지고 있는 충남신기술창업보육센터가 공개는 하지 않지만 내심 갖고 있는 중장기 비전이다.

 충남중기종합지원센터는 역할 자체가 창업보육 및 입주 기업지원이다. 전체 관리 인력이 10여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업무의 효율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해 중기지원센터가 창업보육센터 조직을 겸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 센터에는 7실 233평에 20개 기업이 입주해 있지만 이들 가운데 삼성전자에 버금가는 대기업으로 클 ‘흙속의 진주’가 묻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기업 지원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삼성의 탕정에 LCD와 PDP 등 디스플레이 단지가 조성되며 부쩍 커버린 입주 기업들의 성장 속도를 보며 확신이 현실로 바뀔 날도 머지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처창업 전과정 밀착지원=사업아이디어 개발에서부터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창업 전과정에 대한 밀착지원으로 사업 성공 가능성이 다른 지역보다 높다는 것이 충남신기술창업보육센터의 자랑거리다.

 실제 지자체와 중기청의 지원을 받고 있는 것이 전부이기에 대학 등에 설립되어 있는 창업보육센터에 비해 자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다 벤처와 정부부처 간 연계 사업에 눈을 뜨게 됐다는 것이 이황우 총괄지원팀장의 말이다.

 연계를 위해 삼성전자도 많이 쫓아 다닌다. 각종 CEO모임에는 가급적 참석해 다양한 정보를 챙기려 한다. 그런 노력 없이는 삼성전자에 비견할 만한 벤처기업을 키워내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 팀장은 “자금과 기술을 단계별로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확보하고 있다”며 “공업 소유권이나 지적재산권 등을 보유하고 있거나 고부가가치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을 우선 입주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 작지만 실속 챙기기=입주업체들의 판로지원이 규모 면에서 원만한 편은 아니다. 코엑스 등에서 열리는 다양한 박람회나 전시회에 참가할 경우 50만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그나마 해외 지원은 향후 계획은 있지만 현재는 아무런 대책이 없다.

 그러나 센터 직원들은 벤처에 쏟는 열정과 성실한 업무수행으로 이를 이겨내고 있다. 벤처 상담이 올 경우 사소한 일이라도 외면하는 법이 없다. 직원들에게 크게 득 될 일이 없으니 적당히 해도 될 법하지만 ‘벤처가 살아야 센터가 산다’는 생각에 신발이 닳도록 현장을 누비고 다니고 있다.

 내실있는 운영을 위해 인터넷 쇼핑몰이나 컨설팅 시스템 등 갖출 것은 다 갖춰 놓았다.

 어려운 창업기업들의 경영지원을 위해 운영중인 인터넷 쇼핑몰 충남프러스는 충남도의 자금 지원을 받아 기업들의 판로 및 홍보를 직접 대행한다. 아직은 수도권만큼 화려한 실적을 내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특성화를 통한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이병희 차장은 “지자체와 연계가 되어 있다 보니 정부나 민간 부문의 창업지원자금을 알선하는 데 유리한 위치에 놓여 있다”며 “특허 출원비나 경영 컨설팅 지원 등 주변의 인프라와 연계해 기업들에 실질적인 도움이 무엇인지를 찾아 지원하려 한다”고 말했다.

 ◇협력업체와 원루프 서비스=이 센터의 최대 장점 중 하나는 벤처 지원기관이 한 건물에 대부분 입주해 있다는 사실이다.

 입주 지원기관으로는 △메리트 회계 사무소 △산업진흥원(중국경영상담) △한국지역경제연구원 △아산시청 산업경제국 △충남신용보증재단 △중기청 대전·충남지방사무소 아산 출장소 △아산소상공인지원센터 △충남전략산업기획단 △중소기업진흥공단 충남지방출장소 △중소기업협동조합 중앙회 아산 출장소 등 15개 기관이 입주해 있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이 센터는 올해 상반기에만 보육하고 있는 20개 기업이 26억93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엔 상품화 건수가 거의 없었지만 올해는 5건이나 된다. 업체 고용인원도 지난해 전체 68명에서 97명으로 늘었다.

 보육 업체들도 에코리서치, 어코랩, 드리미 등 전자 및 정보통신 관련 기업이 13개로 60%를 넘는다. 나머지는 대부분 제조업이나 BT관련 기업이다.

 김영수 매니저는 “삼성전자가 1차 밴드로 지정한 범위가 12㎞지만 창업보육센터는 6㎞ 정도 내에 들어간다”며 “지리적으로도 수도권이나 삼성과 커넥션을 갖기에 좋은 위치”이라고 말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

◆인터뷰-장귀남 본부장

 “충남 천안·아산 지역은 삼성전자라는 세계적인 기업을 중심으로 수백 개의 관련 기업이 운집, 보이지 않는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다른 지역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납니다.”

 충남신기술창업보육센터를 총괄하고 있는 장귀남 충남중소기업종합지원센터 본부장(58)은 “삼성이 조성하고 있는 크리스털 밸리로 기업들이 속속 모여드는 통에 몇 년 전만 해도 창업보육센터 공간이 빈 경우가 많았지만 지금은 확연히 달라졌다”고 밝혔다.

 “충남지역에서는 유일하게 지난 2003년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창업보육 사업자로 지정돼 여러 분야의 입주 기업이 들어 왔지만 최근엔 전자부품과 IT관련 기업의 입주 신청이 주를 이루고 있을 만큼 삼성전자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장 본부장은 “LCD나 전자, 검사장비, 세정액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이 천안·아산을 중심으로 모여들고 있는 추세”라며 “삼성과의 연계 강화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CEO 모임과 워크숍 등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학과는 달리 충분한 예산지원은 어려운 대신 정부 자금 정보를 어느 기관보다 빨리 효과적으로 연계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장 본부장은 “중기청이나 산업자원부, 특허청 등과 연계한 행정처리만 따진다면 효율성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것”이라고 자랑했다.

 “창업기업이든 창업 이후 판로 마케팅을 펼치든 정작 기업들에 필요한 것은 자금입니다. 지자체의 자금 지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중앙정부와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전직원이 나서 공을 들였습니다.”

 장 본부장은 “창업에서 제품 판매까지 기업들이 겪는 자금난이 안타까워 루트를 찾다 보니 정부 자금 지원을 받는 길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알 수 있게 됐다”며 “실제 공장 설립이나 마케팅 자금이 어려운 몇몇 기업이 정부 지원을 받아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모습을 볼 때면 뿌듯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이제부터는 포스트 BI로 넘어가는 기업들에 생산 공장을 찾아 주는 업무로 사업을 확대해야 할 시기라고 보지만 보육기업이 제대로 된 생산라인을 갖추기는 현실적으로 대단히 어렵습니다.”

 장 본부장은 “부쩍 커버린 벤처기업을 위해 중소기업청과 500여평 규모의 기업 제품 생산용 라인을 만드는 게 올해의 가장 큰 바람”이라며 “성사되기까지는 걸림돌이 많지만 다각도로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졸업기업-파티클로지

 지난 2002년 PDP패널 등에 들어가는 파우더 생산 기술로 경기도 이천에서 창업한 파티클로지(대표 박태호 http://www.particlogy.com)는 충남신기술창업보육센터 입주 6개월 만인 지난해 6월 아산 둔포면에 대지 2500평, 건평 600평 규모로 공장을 마련하고 제품 양산에 들어갔다.

 박태호 사장은 지난 88년부터 98년까지 11년간 삼성코닝에서 유리 원료개발팀장을 맡아 R&D에 참여한 바 있는 전문가다.

 이 회사는 디스플레이에 들어가는 글라스 파우더 제조 공정을 세계 최초로 자동화하고 경영정보시스템(MIS)을 구축하는 등 연구에서 생산까지 혁신적인 제조 기술 등을 확보, 파우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박 사장은 디스플레이용 파우더 생산량 양산기술을 갖춰 소량 생산일 경우 월 9톤, 대량 생산에 들어갈 경우 월 90톤까지 생산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핵심기술은 △단속·연속 변환형 백금로·내화물로 설계 및 운전기술 △품질 산포없는 분체제어기술 등이다.

 주력 제품은 △PDP 격벽용·유전체·전극용 파우더 △전계방출디스플레이(FED) 탄소나노튜브 전극지지용 파우더 △LCD 백라이트 실링용 파우더 등이다.

 박 사장은 “R&D를 마무리하고 양산체제를 갖췄기 때문에 내년 100억원 정도의 매출은 무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PDP 패널 메이커와 진행중인 품질 테스트만 통과하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기업­-에코리서치

지난 2002년 창업한 극미량 분석 전문기업 에코리서치(대표 이병휴)는 반도체 공정 등과 관련한 극미량 오염관리 및 분석 장비를 모두 갖춘 기술 벤처기업이다.

 화학원소 미량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PPB(10억분의 1)와 PPT(1조분의 1) 수준의 오염 여부 분석 △오염원을 제거하는 세정 △오염 가능성을 예측, 관리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에코리서치는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질산이나 황산염 등 환경에 유해한 요소를 최소화한 반도체 세정제 개발에 역점을 둔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최근엔 대기업인 D사와 반도체 세정제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에코리서치는 △기존 화학시료보다 적은 양으로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는 제품 △유기산화한 친환경 세정액 개발 등이 목표다.

 내년엔 제품의 공인 인증도 추진중이다. 중금속에 대한 검사가 엄격한 유럽 진출을 위해서다. 지난해엔 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그동안 국내에는 반도체 공정 등의 오염원을 전문 분석하는 회사가 거의 없는 실정이었다. 대부분 일본이나 캐나다 등에 오염 분석을 의뢰해 왔다.

 이병휴 대표는 “국내 대학이나 연구소가 직접 샘플링을 할 만큼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닌 데다 반도체 라인에서 일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원인 분석 및 개선 방안을 제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외국의 분석 의뢰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원천기술이 자연스레 노출되면서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간접 원인으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했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