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국내 프로젝터 시장이 쑥쑥 커가고 있다.
특히 DLP(Digtal Light Processing) 방식 프로젝터가 LCD 방식을 빠르게 뒤쫓아 올해 상반기에 처음으로 전체 시장의 40%를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내년 경에는 DLP와 LCD의 판매 비중이 5대5 정도로 엇비슷해 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체 별로는 DLP 방식의 선두업체인 HP가 처음으로 올 상반기 ‘빅5’에 들어 눈길을 끌었다.
시장 조사기관인 DTC와 주요 프로젝터 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국내 프로젝터 시장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정도 성장한 4만3000대로 집계됐다. 하반기에도 전년 대비 15% 성장한 5만 2000여 대로 예측해 올 한 해 사상 처음으로 1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프로젝터 시장은 DLP와 LCD를 모두 합쳐 8만4000대 수준이었다.
판매 대수로는 올 상반기 산요·NEC·소니·엡손 순으로 일본계 업체가 여전히 시장을 독주했다. 산요가 시장 점유율 12%로 근소한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 2∼6위 까지는 사실상 점유율 차이가 5% 안팎이어서 상반기에 이어 앞으로도 치열한 시장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HP는 국내 시장 진입 4년 만에 처음으로 ‘빅5’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과 몇 년 전까지 10% 미만이었던 DLP 프로젝터가 급속하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올 상반기 DLP 프로젝터 시장은 1만7000대 규모로 전체 시장의 40% 선까지 성장했다. 업체 별로는 HP가 상반기 18.2%의 점유율로 DLP 프로젝터 시장 수위를 차지했으며 이어 옵토마·샤프의 순이다. 4∼6위 그룹에는 미쓰비시·도시바·벤큐가 한 자릿수 시장 점유율로 경쟁하고 있다.
DTC 측은 “하반기 국내 프로젝터 시장도 5만 대 이상을 형성할 것이며 내년에도 10∼15% 정도 성장하고 DLP 비중이 더욱 높아져 LCD와 비슷해질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국내 프로젝터 시장은 8만4000대 수준으로, 이 중 DLP 비중은 31% 선이었으며, DLP 진영에서는 HP·샤프가 1, 2위를 다투는 데 이어 NEC·옵토마가 상위권을 넘보는 등 ‘빅 4’가 분기별로 경쟁을 벌여왔다.
한국HP 측은 “DLP 프로젝터가 기술과 품질이 앞섰음에도 가격이 다소 부담이었다” 며 “올해 가격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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