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지성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DM) 총괄사장은 4일 독일 베를린 기자간담회에서 “제3의 물결이 몰아치고 있고 이는 곧 TV 르네상스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05’ 삼성전자 글로벌 기자회견에서도 최 사장이 역설한 ‘TV 르네상스’는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TV 르네상스 본질이 무엇이고 ‘제3의 물결’ 핵심 키워드로 지칭한 ‘내추럴(natural)’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외신기자회견 주제 역시 ‘TV, 미래를 상상하다’였다.
◇TV 르네상스=최 사장이 말한 ‘TV 르네상스’는 디지털 르네상스의 완결편으로 보인다. 최 사장의 ‘디지털 르네상스’는 압축과 전송이 가능한 디지털 기술이 향후 인간의 삶을 대대적으로 변화시키며, 나아가 중세 르네상스를 주도한 것처럼 21세기를 관통하는 새로운 문화부흥이 일어날 것이라는 의미에서 사용됐다. 한걸음 더 나아가 모든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도구에 영상과 음성을 매개로 하는 디스플레이가 반드시 채택되며, 언제 어디서나 양방향 미디어가 사용된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 TV 르네상스에서는 단순한 영상조립품이 아닌 인간의 삶과 사회화, 오락 등을 담당하는 미디어로서의 영역도 넓어졌다. 제조업체가 단순 상품 생산을 넘어 TV를 중심으로 하는 디지털 혁명을 주도할 것을 선언한 셈이다.
여기에는 ‘TV포털·홈네트워크·DMB·텔레매틱스·위성방송·지상파방송·케이블TV·인터넷’ 등 모든 커뮤니케이션 미디어가 인간 친화적인 TV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
그는 DMB단말기를 들고 “IFA 주제는 단연 TV다. TV는 모든 멀티미디어 단말기 중 핵심”이라며, “홈네트워크, DMB, 텔레매틱스, 디지털카메라, 디지털캠코더, MP3플레이어 등 다양한 디지털 컨버전스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제3의 물결 ‘내추럴’=제3의 물결의 핵심 키워드는 ‘내추럴’이다. 프레스센터에 모인 외신 기자들 사이에서는 최 사장 발표 이후에 ‘현학적(pedantic)’이라는 표현이 나오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내추럴은 ‘거스르지 않고 자연스러운’이라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TV 르네상스 시대 ‘내추럴’은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최 사장은 일단 내추럴에 대해서 ‘자연스러운 색상과 자연스러운 음성’ 등 인간의 시각과 청각으로 거부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미디어 세상임을 강조했다. 중세 르네상스 시대처럼 ‘가장 인간적인 것이 TV 르네상스 키워드’라는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추럴은 개인주의·인본주의와 맞닿아 있다. ‘인간 중심의 움직이는 TV’는 삼성전자가 지향하는 TV 르네상스의 실체라 할 수 있다.
그가 말한 ‘내추럴’ 개념은 사회적으로 확장돼 있다. TV 기술개발과 진화를 사회 법제와 정책, 사람의 문화적 습관 등이 자연스럽게 TV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수준이다. 홈네트워크·DMB·텔레매틱스 단말기 등 광의의 디지털TV 제품군들의 양적인 팽창이 일어나고, 이런 양적 팽창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문화 부문의 혁명이 연이어 일어나는 것이 미디어 관점에서 보는 ‘제3의 물결’이다. 이것을 사회경제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 바로 ‘내추럴’이다.
◇언제 오는가=최 사장은 디지털화에 따라 TV를 포함한 미디어 제품군이 “향후 10년 이내에 2배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때를 ‘디지털 르네상스 시기’로 생각하고 있다. 이 시기는 곧 ‘삼성이 초일류로 도약하느냐, 3류로 추락하느냐의 기로’이기도 하다. 따라서 향후 4∼5년은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사업이 디지털 르네상스로 진입하는 중요한 시점이 된다.
삼성전자가 예상하는 2010년 DM사업 부문 매출 규모는 400억달러 내외다. 디지털TV, LBP, MP3플레이어 등은 일류 수준 달성이 가능하며, 단계별로는 2006년까지 디지털TV 부문에서 양적·질적으로 전관왕을 차지한다는 계획이다.
최 사장이 내다보는 홈네트워크, 유비쿼터스 시대가 본격화되는 시점도 2010년이다. TV 제품군 생산뿐만 아니라 콘텐츠를 비롯해 다양한 사업영역 확대가 일어날 것은 분명하다.
베를린(독일)=김상룡기자@전자신문, sr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