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요즘 일본에서 이 남자를 모르면 간첩이다. 올해 나이 33살. 도쿄대 재학중 인터넷 회사 설립. 현재 10억달러 짜리 인터넷 포털기업, 라이브도어의 대표. 일본에서는 스티브 잡스에 버금가는 IT신화이자 경제계의 악동. 올해초 일본 최대의 민간방송사인 후지TV에 대한 적대적 M&A를 시도하면서 일약 국민스타로 부상.
언제나 화제를 몰고 다니는 호리에 사장이 최근 일본 매스컴을 또다시 달구고 있다.
호리에가 오는 11일 실시되는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히로시마(廣島)6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그는 최근까지도 후지TV인수과정에서 자민당으로부터 받은 호된 비난을 의식해 정계에 진출할 의사가 없다고 거듭 말해왔고 고이즈미 총리가 자신의 정적과 대결할 저격수로 그를 지목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더욱 화제를 모았다.
고이즈미 총리는 우정민영화법 표결에 반대표를 던진 ‘반란파’ 의원을 선거에서 응징하기 위해 전국적 지명도를 지닌 호리에를 ‘자객’으로 선거구에 배정하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호리에는 “일본의 미래를 생각할 때 고이즈미 총리의 개혁추진에 대찬성이며 뜻을 같이 한다”며 기세좋게 당선을 호언장담했다.
호리에의 상대는 우정민영화법안 반란파의 선봉이자 정치거물인 가메이파 회장 가메이 시즈카. 가메이 후보의 안 방이나 다름없는 히로시마 6구에서 정치신인 호리에는 지금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현 일본의 선거법은 호리에 측에 유리한 인터넷을 이용한 정치유세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호리에는 거리에 직접 나와 유권자들과 악수하고 정치적 의견을 설명하는 전통적인 선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그는 “내가 의원이 된다면 인터넷 유세를 금하는 우스꽝스런 선거법부터 바꾸겠다”고 공언했다. 일부 주민들은 호리에란 유명인사의 출마로 지역내 정치이슈가 모두 덮여 버렸다는 불만을 표하지만 어쨓든 히로시마 6구는 전국 최대의 화제 선거구로 떠오른 상황이다. 현지 언론에서는 자민당의 젊은 피로 투입된 호리에가 노련한 정치거물을 이기기 힘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디어의 과잉보도가 좀 튀는 젊은 기업가를 일본 신세대의 영웅이자 국민스타로 만들었을 뿐 그의 정치적 이미지에는 거품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많은 일본 젊은이들은 게임 케릭터인 ‘포켓몬스터’을 본 따 ‘호리에몬’이라고 불리는 호리에가 이번 선거에서 이겨서 보수적인 일본정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길 희망하고 있다.
또 이번 선거결과에 상관없이 호리에가 일본사회에서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힘을 얻고 있다. 일본 인터넷 스타의 정계진출에 시험대가 될 히로시마 6선거구의 결과는 다음주 월요일 새벽이면 드러날 전망이다.
정리= 배일한기자@전자신문, bailh, 원문:www.itworld.co.kr(‘IT Global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