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3주년 특집Ⅰ-상생경영]한국후지쯔-"혁신과 협력이 경영 비전"

한국후지쯔(대표 박형규 http://kr.fujitsu.com)는 30년이 넘는 긴 역사만큼이나 상생 경영의 뿌리도 깊다. 고객은 물론이고 구성원과 협력사, 나아가 사회 구성원에 대한 다양한 상생 프로그램을 마련, 토종 기업 못지않은 친근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후지쯔의 상생 경영은 동양 기업 특유의 기업 정신에서 출발한다. 한국후지쯔는 4대 비전 중 하나로 ‘혁신과 협력의 문화를 만들자’고 선포했을 정도다. 상생 전략이 즉흥적 프로그램이 아닌, 경영 비전 차원에서 중시된다는 점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후지쯔의 상생 경영은 우선 영업 스타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한국후지쯔는 오랜 세월 국내 고객과 접촉하고 협력사와 파트너 관계를 유지해 오면서 제품을 유통시키는 단순 물량 위주의 공급보다는 시스템통합(SI) 영업과 솔루션 위주의 영업을 진행해 오고 있다. 협력사끼리 경쟁시키기보다는 상담등록제를 통해 우수한 협력사의 상담권을 보장하고 협력사가 보유한 우수 솔루션을 적극 소개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 하드웨어 공급업체들이 협력사 수를 무차별적으로 늘리면 업체 간 극심한 가격경쟁을 부르고, 이는 서비스 품질 악화와 고객의 불만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후지쯔는 이달 말 사옥 내에 후지쯔 주요 거점과 네트워크로 연결된 솔루션센터(PSCK)도 오픈, 국내 솔루션업체들이 후지쯔의 플랫폼에서 테스트하거나 패키지 비즈니스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한국후지쯔는 수십년간 사회 환원 프로그램으로 기업 가치를 지역 사회와 나누는 데도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매출과 수익이 절대적인 지표인 다국적 기업 환경에서 상생 경영으로는 단연 눈에 띄는 부분이기도 하다. 한국후지쯔는 이미 1985년부터 20년 이상 매년 국내 우수인재를 선발, 미국 후지쯔 연구소(하와이 소재)인 JAIMS에서 MBA 코스를 전액 지원하고 있으며 국내업체의 수출 지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후지쯔가 별도 부서 운영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 부품을 세계 최대 전자 부품 수요처인 일본으로 수출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덕분에 한국후지쯔는 외국계 기업으로서는 드물게 1000만달러 수출탑상(2000년)을 받았고 2003년 누적 수출액이 1300억원을 돌파했다.

 노사 상생도 돋보인다. 기업과 개인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기업문화와 30년 이상 안정적인 관계를 자랑하는 노사 문화는 신입사원 해외연수, 신세대 경영회의, 임직원 불우이웃돕기, 자유출퇴근제 등 다양한 제도와 함께 발전했으며 전사적인 비용 절감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인터뷰-한국후지쯔 박형규 대표

“고객의 고객까지 바라봅시다. 그래야 진정한 상생이 가능합니다.”

 한국후지쯔 박형규 대표는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넘어 고객의 고객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객의 처지에서 생각한다는 것은 단순히 제품 공급자와 구매자의 관계에서 벗어나라는 이야기입니다. 고객의 입장에서 IT서비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까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고객의 고객 입장까지 생각해 보라는 것은 이를테면 고객사인 유통업체나 제조업체의 입장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 그 유통업체를 이용하는 일반 고객들의 입장까지 헤아리라는 뜻입니다. 그렇게 한다면 한발 앞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개선책을 제공해 줌으로써 고객과의 진정한 상생이 가능해집니다.”

 박 대표의 고객의 고객까지 헤아리라는 상생 전략은 한국후지쯔가 협력사의 협력사, 직원의 직원(가족)까지 상생한다는 경영 방침과도 맞닿아 있다.

 “한국후지쯔는 기업을 둘러싼 다양한 관계 속에서 상호 발전을 추구하면서 존재가치를 향상시킵니다. 그렇기에 상생의 대상은 특정인이거나 특정 집단일 수 없습니다. 고객, 노사, 투자자, 사주, 사회 모두를 상생의 대상으로 봐야 합니다.”

 고객의 가치를 향상시키고 임직원이 신바람 나게 일하면서 자신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고 기업 투자자와 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것은 마치 톱니바퀴가 돌아가듯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상생 경영도 기업 경영의 기본이 지켜질 때 더욱 성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영 혁신과 경영 성과가 뒷받침되고 조직의 투명성과 정보 공유가 바탕이 될 때, 조금 양보하고 희생하는 정신이 발휘될 때 상생 경영은 더욱 가치를 발할 수 있을 것입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