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23주년 특집Ⅰ-상생경영]갈등을 없애니 `나눔의 향기`가…

 #배려의 德

 지난해 삼성전자의 우수협력사상(구매협력사 국내부문)을 수상한 이랜텍의 이세용 사장은 “삼성전자로부터 경영기법, 자금지원 등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26년간 삼성에 부품을 공급해 왔다. 그는 이전에도 배터리 팩에 들어가는 보호회로를 국산화한 공으로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받았다. 기술개발에 몰두하고 그 결과를 삼성전자에 되갚았다. 삼성전자는 화답이라도 하듯, 모든 결제를 현금으로 했다. 자금운영이 어려운 중소기업에게 현금결제는 ‘가뭄의 단비’이다. 삼성으로서는 우수한 기술의 제품을 안정되게 공급받을 수 있어 좋다. 이랜텍은 원활한 자금운영으로 기술개발에 힘을 쏟을 수 있었다. ‘현금결제’라는 작은 배려가 중소기업에게는 경쟁력이라는 무기를 쥐어준 셈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중소 협력업체 대금 결제액을 전액 현금으로 전환, 상생 경영에 나선다. 지난해는 중소기업 대금 가운데 60% 가량을 현금으로 결제했다. 삼성으로서는 어음결제에 비해 금융비용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1만5000여 협력사로서는 자금유동성 개선, 품질관리와 생산성 향상을 기할 수 있다.

#공생의 美

 포스코의 협력업체인 우진은 지난 4월 말 포스코로부터 1억9000만원의 성과공유 보상금을 받았다. 우진은 제철소의 고로나 전기로에서 쇳물의 온도를 측정하고 시료를 뽑아내는 프로브를 만드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사람이 하던 일을 자동화시켰다. 포스코는 4명 인건비를 절감하게 됐고 그 성과를 100% 이 회사에게 돌려줬다.

포스코는 성과금이 발생하는 첫해에 성과 100%를 모두 보상하고 2년차부터 50%를 보상한다. 21개 중소 협력업체와 61개의 ‘성과공유제’ 과제를 선정, 수행중이며 5개 업체(11개 과제)에 첫해 성과금으로 모두 27억 원을 지급했다. 성과공유제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올해에는 기업마다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LG텔레콤과 인텍웨이브와 협력도 또 다른 공생사례다. LG텔레콤은 통화품질 개선을 위해 인텍웨이브와 장비개발을 진행했다. LG텔레콤은 장비규격, 특허, 인증장비 등을 제공했고 인텍웨이브는 이를 바탕으로 ‘Notch Ⅵ 중계기’를 개발했다. LG텔레콤은 이 장비를 설치, 연간 200억원의 운영비를 절감하게 됐으며 인텍웨이브는 수출을 포함해 연 120억 원의 매출을 올리게 됐다.

보은의 道

 “어려울 때 힘이 되어주는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파산의 벼랑에서 무엇이든 간절히 내민 손을 잡아준 친구를 어떻게 잊겠습니까. 지금 그 심정입니다.” 대전에 위치한 스위치 생산업체 보템전기의 김효구 사장은 산업자원부에 감사의 편지를 띄웠다. 막막할 때 지원의 손을 내밀어 준 고마움을 잊지 못해서다. 그는 외환위기(IMF) 전에 대전에서 가장 큰 복요리 전문식당을 했다. IMF시절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유동성에 타격을 받아 결국 파산했다. 그는 다시 센서 부착 스위치라는 사업 아이디어를 찾아 재기에 나섰으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에너지 고효율기기 신청을 해도 3개월동안 감감 무소식이었다.

이때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손을 내민 것이 정부의 지원이었다. 김 사장이 ‘설마’ 하며 신청한 것이 산자부의 중기체험단이다. 결과는 뜻밖이었다. 그 어렵던 인증이 체험단의 방문 후 곧 해결됐다. 또 자금난을 해결하는 방법까지 도움을 받았다. 그는 고마움을 잊지 못해 산업자원부 공무원에게 감사의 편지를 썼다. “내 인생에 또 한 번의 기회를 준 은혜에 더 없이 고맙다”며 반드시 그 고마움을 성공해서 갚겠다는 말을 빠뜨리지 않았다.

이경우기자@전자신문, kw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