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6Gb 낸드플래시 개발 의미

16Gb 낸드플래시 단일 품목만으로 300억 달러 시장을 연다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삼성전자 반도체 비전과 전략

`낸드플래시는 무한질주, 삼성전자는 이 시장의 지배자로 우뚝`

 삼성전자의 50나노·16Gb(기가비트) 낸드플래시 개발은 세계 최대용량·세계 초미세공정을 통한 ‘황의 법칙 실현’이라는 의미와 함께 삼성이 주도하고 있는 낸드플래시가 궁극적으로 ‘모바일 저장매체(필름·테이프·CD·HDD)’를 완전 대체하는 기반을 조성했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는 낸드플래시가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지위를 한 단계 높이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는 분석으로, 실제로 세계 IT업계는 최근 대용량 플래시를 활용한 제품 개발 로드맵 마련에 여념이 없다.

 ◇세계 반도체시장 낸드플래시 무한경쟁으로=삼성전자 측은 이번에 개발한 16기가 제품 단일품목으로 300억달러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최근 CPU 등이 계속되는 업그레이드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일정한 수준을 형성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황 사장은 “아직은 시장 규모가 다르지만 조만간 CPU 등 비메모리 시장에 메모리 시장규모가 근접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모바일기기의 핵심인 낸드플래시는 퓨전반도체화 등에 힘입어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낸드를 갖고 있지 못한 대표적인 반도체업체들이 제휴 등을 통해 이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낸드는 삼성전자와 도시바, 노어 진영은 AMD와 후지쯔 합작사인 스팬션과 인텔 등이 각각 대표주자다. 황 사장은 “인텔이 낸드플래시 시장 진출을 고려하는 것에서도 낸드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매년 반복되는 낸드 플래시메모리 집적도의 2배 증가는 세계 낸드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입지를 완전히 바꿔 놓을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16기가 제품 개발로 경쟁사인 도시바와 기술 격차를 1년 이상 벌려 놓았다. 낸드플래시 기반의 대표적 퓨전반도체인 원낸드는 지난해 3000만달러, 올해는 10배 늘어난 3억달러를 넘어 조만간 1조달러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삼성 측은 보고 있다.

 ◇황의 법칙 입증, 내년에는 전혀 새로운 컨셉트로=“32GB급 플래시메모리 하나면 인간의 기억을 24시간씩 일주일 간 생생하게 저장할 수 있습니다. 이제 기억하는 일은 모두 플래시메모리에 맡기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일에만 인간의 두뇌를 활용하는 시대가 열립니다.” 황 사장은 메모리 용량 확대의 의미를 이렇게 표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개발로 ‘황의 법칙’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 황 사장은 이와 관련, “이미 작년에 32기가팀을 꾸려 개발중이며 신제품은 컨셉트를 뒤집는 새로운 방식이 될 것”이라면서, “아직 공개할 수는 없으니 내년을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황 사장은 32기가 제품은 40나노대, 64기가 제품은 30나노대가 될 것이라고 밝혀, 실리콘 미세가공을 통한 집적도 향상이라는 기조가 유지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또 128기가 이상 대용량부터는 반도체에도 3D(3차원) 설계 솔루션이 적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비메모리·퓨전메모리 삼각편대=삼성전자는 이날 업체 최소형 제품인 720만화소 CMOS 이미지센서와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가 융합된 퓨전반도체 3개 제품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시스템반도체(비메모리) 부문도 집중 육성,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동반성장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을 밝혀 왔다. 비메모리와 메모리 융합의 중심에는 현재 낸드플래시가 자리매김하고 있다. 황 사장은 특히 퓨전반도체와 관련해 “항상 퓨전반도체가 향후 급속히 확대될 것이라고 이야기해 왔고, 최근 현실화되고 있다”며 “플래시메모리는 다양한 형태로 IT기기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자동차·비행기의 내비게이터 및 블랙박스에 낸드 플래시메모리가 탑재되기 시작해 황 사장의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낸드 세대별 개발 의미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개발 역사는 2000년대 이후 삼성반도체의 개발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삼성전자의 전통적인 반도체 흐름은 물론 D램이 대변한다. 하지만 낸드플래시는 D램처럼 세계시장과 같이 가는 아이템이 아니라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아이템이다. 실제로 올 상반기 삼성전자 반도체의 35%라는 획기적으로 높은 이익률은 낸드플래시가 있어 가능했고, 그 배경에는 가격 인하를 통해 시장을 창출하는 삼성전자의 지배력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양산설비투자로 낸드시장을 이끌어왔으며, 세계시장의 6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50나노·16기가비트 낸드 플래시 개발로 삼성전자는 6년 연속 집적도 2배 증가라는 대 기록을 달성했다. 이는 반도체 용량이 18개월에 2배로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을 흔들면서 정설로 자리잡고 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은 “무어의 법칙이 PC 중심의 사고를 기반으로 한 것이라면 최근 모바일기기 등과 컨버전스화를 포함해 ‘메모리 신 성장론(일명 황의 법칙)을 이야기 한 것”이라며 “디지털기술의 발전 속도가 과거에 비해 빨라지고 있어 ‘메모리 신성장론’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이 같은 ‘신성장론’은 삼성전자의 메모리 기술력이 없으면 입증이 불가능했다. 특히 휴대전화의 진화는 황의 법칙을 가장 잘 뒷받침하면서, 삼성전자 기술력 발전과 더불어 실제 시장도 열어가고 있다.

이번 50나노 16기가 낸드플래시의 등장은 삼성전자의 기술력이 학계에서 이론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한계라고 평가한 ‘50나노 대’를 깼다는 점에서 향후 더욱 향상된 나노기술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1년 100나노를 세계 최초로 도달한 데 이어 △2002년 90나노 △2003년 70나노 △2004년 60나노 △2005년 50나노 등 매년 반도체 나노공정의 미세화를 선도하고 있다. 또 집적도(용량) 면에서도 △99년 256메가비트(Mb)를 시작으로 △2000년 512Mb △2001년 1기가비트(Gb) △2002년 2Gb △2003년 4Gb △2004년 8Gb △2005년 16Gb 등 매년 2배 이상씩 늘리면서 ‘메모리 신성장론’을 6년 연속 실현했다.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총괄사장이 2002년 국제반도체학회(ISSCC)에서 이론을 제시한 이후 전세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황의 법칙’은 단순한 기술 개발의 의미를 넘어, 실제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마케팅 능력과 결합하면서 메모리시장의 새로운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중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