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거품 절정기였던 지난 2000년 결성됐다가 최근 해산한 벤처펀드 가운데 독특한 운영 방식으로 상당한 성과를 올린 펀드가 있어 화제다.
벤처캐피털업체인 스틱IT투자(대표 도용환)는 LG전자와 공동으로 2000년 7월에 결성한 ‘스틱-LG 투자조합(결성규모 300억원)’이 최근 5년 만기로 해산한 결과 스틱IT투자가 17개업체에 145억원을 투자해 총 510억4000만원을 회수하며 252%의 높은 투자수익률을 달성했다고 13일 발표했다. LG전자는 155억원을 투자했으나, 전략적 투자여서 회수를 하지 않았다.
벤처캐피털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수익률은 ‘대박’ 정도는 아니지만 이 펀드가 벤처 거품이 빠지는 시기를 거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는 ‘상당한 성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조합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벤처캐피털과 대기업이 별도의 투자자(LP) 없이 두회사만으로 결성했으며 특히 대기업과 관련 있는 업체를 집중적으로 발굴해 투자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대기업인 LG전자가 피투자업체와 전략적인 관계를 맺고 지속적인 기술 아웃소싱 및 프로젝트를 수행해 성과 극대화에 나섰다. 또 두 업체가 조합에 출자한 자금만큼을 각각 운영했다는 점도 독특하다. 즉 이들 두 업체는 투자는 개별적으로 하면서, 각각 투자한 업체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지원을 펼친 것이다.
도용환 스틱IT투자 사장은 “공동으로 조합을 운영해 양사가 모두 투자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신기술과 뉴비즈니스를 필요로 하는 대기업과 연합하는 형태의 조합결성 및 전략적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배기자@전자신문, j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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