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 컴퓨팅이 온다](8)시스템 구축과 통합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세부적인 사항까지 고려한 컨설팅과 토론은 필수적이다.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을 성공적으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세부적인 사항까지 고려한 컨설팅과 토론은 필수적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

 너무나 흔한 격언이지만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을 구현하는 데 있어 이보다 중요한 말은 없다.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 구현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 지 5년이 훨씬 넘었음에도 아직까지 완벽하게 활용되지 않는 이유는 통신 인프라가 낙후해서도, 기기 성능이 부족해서도, 개별 솔루션이 없어서도 아니다. 모빌리티 컴퓨팅을 구현하는 기본 요소들을 원활하게 묶어낼 수 있는 기업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단순히 구축 혹은 통합을 위한 솔루션을 개발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개별 솔루션과 인프라, 기기에 대한 정확한 파악을 바탕으로 수많은 구축경험을 쌓아야만 가능하다. 때문에 IT서비스 기업들은 자사 내에 모바일 오피스 환경을 시험적으로 구현해 쌓은 경험을 외부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기업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 구현에 앞서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은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수준이 어느 정도냐’라는 반문이다. 소규모 기업에서는 특정 회사의 특정 솔루션을 도입해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규모가 일정 수준 이상이라면 반드시 컨설팅과 파일럿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이 단계에서는 실행 용이성(소요예산 및 기술적 검토)과 함께 가치구현의 실효성에 대한 판단이 이루어진다. 이때 고려할 사항은 크게 △모바일 클라이언트 디바이스 마이그레이션 △기업 모바일 인프라스트럭처 구현 △적정 엔터프라이즈 모빌리티 애플리케이션 구현으로 나뉜다.

 ◇디바이스 마이그레이션=먼저 현업에서 사용중인 ‘디바이스’의 데이터프로세싱과 포어그라운드(Foreground) 애플리케이션 변화를 최소화하는 방향을 고려해야 한다. 유저 인터페이스 변화가 거의 없어야만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 구축 후에 직원들이 이질감 없이 현업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경우 단순조회 용도인지, 자료 입력과 조작이 많은지에 따라 방식과 개발툴, 제품선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부에서 사용하는 시간이 많은 경우에는 배터리 사용시간도 의외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어 대량 구매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가 쉬운 디바이스를 선택하고 업무 중요도에 따라 디바이스 종류와 지급 순서를 정한다.

 ◇모바일 인프라스트럭쳐 구현=‘모바일 인프라스트럭처’는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 구현의 가장 근저에 깔리고 쉽게 바꾸기 힘들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신규도입의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때문에 기업IT의 투자 효율성 측면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무선 기술의 대역폭과 지연시간은 애플리케이션의 요구에 부합해야 하지만 지역 범위와 신뢰도 문제는 실제 애플리케이션 사용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 또 적용 지역이 우수한 조건을 갖추고 있더라도, 자연 또는 인적 간섭으로 인해 연결성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 있다. 따라서 모바일 솔루션은 오프라인 기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이동 중에도 공공 핫스팟을 통해 사내 모바일 통신망에 접속해야하므로 외부 무선 환경에서 보안 접속을 위한 액세스 관리와 가상사설망(VPN) 등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

 ◇적정한 애플리케이션 도입=클라이언트 디바이스와 인프라의 설치로 인해 가능해진 기업 모빌리티 컴퓨팅은 ‘적정한 애플리케이션의 도입’으로 비로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디바이스와 인프라스트럭처의 도입에서 수동적 측면의 투자대비효과(ROI) 개선과 생산성 향상이 이루어졌다면 애플리케이션 도입시점에서 기업은 고유한 업무모델의 개발 및 적용을 통해 적극적인 경쟁력제고를 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 도입은 철저하게 개별 기업의 상황에 맞게 이루어져야만 한다. 따라서 모빌리티 컴퓨팅 구현을 위한 컨설팅시 자사의 업무와 필요사항을 컨설팅 업체에 세세하게 이해시킬 필요가 있다. 또 네트워크에 연결되든 그렇지 않든 계속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메시징 인프라와 기기 간 데이터 동기화를 위한 미니 데이터베이스 도입 여부 등을 따져봐야 한다.

 ◇기타 고려사항=기 구축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면서 로컬 데이터베이스에 생긴 변화를 중앙의 데이터베이스에 일치시키기 위해 어떤 동기화 기술을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도 중요하다. 단순 정보의 일괄적인 저장으로 업무처리가 이뤄지지 않고 정보의 경합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온라인 액세스 방식 시스템 개발도 고려해야한다. 이는 통신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자, 모바일 기기 제작자, 보안 기능 제공자 등이 유기적으로 협의할 대목이다.

 무엇보다 모빌리티 컴퓨팅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IT부서와 현업부서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직까지도 모빌리티 컴퓨팅 프로젝트는 계획에 의해 체계적으로 추진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또 기술 중심적이고 IT부서나 특정 부서에 의해 독자적으로 수행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투자 효과를 감소시킨다. 부서 간 상호 협력을 통해 애플리케이션 기반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적 접근을 유지해야만 장기적 관점에서 최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계획이 반이다=사전 단계가 제대로 진행됐다면 구축 단계에서 신경 쓸 부분은 단 하나, 현재 진행중인 업무에 지장을 주지 않아야한다는 것 뿐이다. 바로 이 대목에서 구축업체의 노하우가 드러난다. 이는 경험을 통해서만 쌓을 수 있는 것으로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 구축 업체를 선정할 때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하는 조건이다.

 

◆뭉치면 산다

 종합적인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을 한 업체가 구현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각 분야별로 전문 업체들이 합작하는 방법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하나의 방법으로 대두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올해 초 한국HP와 KT, 한국사이베이스, 더존다스가 결성한 ‘모바일 중견중소기업(SMB) 컨소시엄’이다. 이 컨소시엄은 HP의 서버(ML350G) 기반에 사이베이스의 모바일 데이터베이스(DBMS)와 솔루션(NT서버·모바일용 ASA와 모비링크), KT의 네스팟 스윙폰(rw6100), 그리고 더존다스의 ERP모바일솔루션을 패키지화했다. 또 원하는 중소기업에는 영업자동화(m-SFA)와 바코드 리더 등 하드웨어까지 묶어 물류자재관리 솔루션 형태로 판매했다. 또 모바일 AS관리와 모바일 경영정보지원시스템을 잇달아 출시하고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솔루션에서 하드웨어 솔루션까지 토탈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과거 개별 프로젝트마다 여러 업체가 협력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아예 관련 패키지 상품을 내놓은 것은 이들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실제로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IT기업들이 뭉침으로써 기술적인 면에서 강점이 상당하다. 관련 시장의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사이베이스의 모바일 DBMS 기반하에 HP의 안정된 서버환경과 통신인프라에 최적화된 KT의 기술, 더존다스의 핵심 솔루션이 시너지를 일으킨 것이다. 여기에 통합형 상품 출시로 가격을 낮추고 각 사가 보유한 10만여 고객을 대상으로 공동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등 기술 외적인 장점도 많다는 게 컨소시엄 측의 분석이다.

 컨소시엄 측은 “그동안 높은 도입비용 때문에 망설이던 중견·중소기업에게 기존의 가격보다 저렴하면서도 실속있는 모바일 패키지 솔루션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올해를 모바일 솔루션 보급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반면 지금까지 성과가 그다지 좋지만은 않았다. 초기에 마케팅 대상으로 삼은 소규모 기업들이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 구축 자체에 관심이 없어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 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리자 관심이 급격히 늘고 있다는 게 더존다스 측의 설명이다. 여기에 현재의 외부 모뎀접속 환경을 탈피해 휴대인터넷 와이브로가 본격 상용화하면 업무용 시장에서 모빌리티 컴퓨팅에 대한 실제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모빌리티 컴퓨팅 극복 과제

 ◇단말기 분실=이동 중에 언제 어디서나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단말기는 항상 분실의 위험이 뒤따른다. 이는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의 분실을 동반하므로 정보 유출의 위험과 데이터 재입력의 불편함이 크다.

 ◇성능 부족=모바일 단말기는 화면 해상도, 성능, 메모리 등 많은 측면에서 PC에 비해서 부족하므로 PC에서 수행하는 많은 작업을 그대로 실행할 수 없다. 모바일 컴퓨팅을 위한 별도 솔루션 재개발과 유지가 필요하다.

 ◇표준 운영 환경 부재=서로 다른 운용체계(OS)를 장착한 모바일 단말기는 PC와 직접 호환이 되지 않기 때문에 복수의 모바일 단말기를 활용해 모빌리티 컴퓨팅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개발 및 유지 비용의 부담이 따른다.

 ◇급속한 단말기 발전=모바일 단말기의 성능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생명 주기가 짧고 단말기 간 애플리케이션의 호환성을 완전히 보장받지 못한다. 이는 곧 중복 개발 문제와 유지의 난해성으로 이어진다.

 ◇저장 장치=모바일 단말기들은 배터리가 완전 방전되거나 완전 재부팅되는 경우 프로그램을 재설치하거나 작업 결과를 분실할 수도 있는데 이같은 상황들을 일반 개인들이 모두 관리하기가 힘들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의 교육이 필요하다.

 ◇상시 통신망 연결=모빌리티 컴퓨팅 환경에서는 통신 비용과 단말기의 배터리 용량 문제로 언제나 온라인 상태에 있기 힘들어 프로그램과 데이터의 설치 및 분배, 업그레이드가 PC 환경에 비해 쉽지 않다.

 ◇교육 및 관리=모바일 단말기를 위한 별도 응용프로그램을 활용해야하므로 별도 사용자 교육이 필요하고 프로그램 업그레이드 시에도 일일이 관리해줘야 하는 등의 문제가 있다.



 정진영기자@전자신문, jych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