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을 끌어온 ‘한국HP와 대한생명 미수금 및 지체상금 공방’이 이달 말 최종 결론이 난다. <본지 4월 14일자 10면 기사 참조>
이번 사안은 국내 금융권 사상 처음으로 발주처와 공급업체간 프로젝트 지연에 따른 다툼이 법원의 판결로 결론이 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5일 한국HP측에 따르면 지난달 이번 사건에 대한 법원(남부지원)의 마지막 결심공판이 끝났으며 오는 29일 최종 선고를 남겨두고 있다.
한국HP와 대한생명 모두 법원에서 각사의 입장을 충분히 밝혔다는 분위기다. 한국HP측은 ‘프로젝트 지연 개통 책임이 자사 측에 없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했다’는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법원의 판결은 세 가지 경우의 수가 있다. 법원이 일방적으로 한국HP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다. 이렇게 판결이 나면 대한생명은 한국HP측에 프로젝트 미납 대금 10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 두 번째는 대한생명이 주장하는 한국HP의 프로젝트 지연 책임이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한국HP가 요구한 미납금액이 줄어드는 경우다. 세 번째는 법원의 조정이다. 즉 담당 판사가 공식 선고 과정을 거치지 않고, 양사에 조정안을 제시하는 것으로 이 가능성도 크다.
양사의 법정 다툼은 지난 2003년 11월, 한국HP가 대한생명보험 측에 차세대정보시스템(NK21) 프로젝트 미수금 지급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대한생명보험 측이 미수금 지급을 거부하고 프로젝트 지연 개통에 대한 책임을 한국HP측에 물어 ‘지체보상금’을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발주처인 대한생명이 한화로 인수합병되고, 또 공급처인 컴팩코리아는 한국HP로 합병되는 환경변화로 책임 소재 측면에서 다소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이번 사안은 과거 금융권에서 교보생명과 한국IBM측간 유사한 다툼이 있었으나, 자체 협상으로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금융권 최초 판결이다. 또 발주처의 미납금을 받기 위한 공급업체의 법적 소송이 지체상금 논쟁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최근 SI 업체의 최대 관심사로 불거지고 있는 국방부의 지체상금 부과 소송 건과는 성격이 다르다.
업계에서는 △프로젝트가 애초 설계대로 진행됐는지 여부 △설계 수정 및 추가 요구사항이 있었는지 여부 △이런 변화에 대해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양사가 어떤 협의를 진행했는지 등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주목하고 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