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이 피플소프트에 이어 시벨 시스템스까지 인수하자 고객관계관리(CRM) 시장에서 급성장해온 세일즈포스닷컴도 오라클의 타깃이 되지 않겠느냐는 섣부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람들이 오라클에서 나온 실리콘 밸리 지역 SW업체 경영자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사람은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설립자 겸 CEO다.
베니오프는 한 때 그의 상사였고 지금은 경쟁자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CEO와 마찬가지로 경쟁을 좋아하며 항상 선동적인 질문을 할 준비가 돼 있는 인물이다.
그는 세일즈포스닷컴이 어떻게 산업을 재형성하고 시장을 지배할지에 대해 과장해서 예측하기를 좋아한다는 점에서도 엘리슨과 비슷하다.
세일즈포스닷컴은 6년 전 설립된 이래 상당한 고객 기반을 확보해왔고 이 때문에 업계의 모든 애플리케이션 벤더들은 그들의 ‘온 디맨드’ 모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베니오프 CEO는 세일즈포스닷컴이 샌프란시스코에서 드림포스 콘퍼런스를 열고 전략 발표를 준비한 지난 12일, 엘리슨의 그림자 아래 서 있는 자신을 다시 발견했다. 행사 개최 한 시간 전 오라클이 시벨 시스템스를 인수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베니오프 CEO는 이 행사 기조연설 첫머리에서 “(오라클의 시벨 시스템스 인수는) 소프트웨어의 진정한 종말”이라며 오라클의 계속되는 기업 인수 행진을 비아냥댔다.
오라클이 경쟁사들을 계속 인수하고 있을 때 세일즈포스닷컴은 미래 시장의 선봉에 서 있었다. 이 회사의 호스티드 SW 모델(ASP형 서비스)은 중규모 기업들 사이에서 엄청난 인기를 모았고 점점 대기업 시장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그들의 고객수 30만명은 시벨의 고객수 300만명에 비해 적지만 사업은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세일즈포스닷컴은 조만간 분기 SW 판매 실적에서 시벨을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레이 왕 포레스터 리서치 분석가는 오라클의 시벨 시스템스 인수를 하이앤드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사라지는 징조로 본다. 그는 “(오라클과 그 경쟁사들이) 중기업 시장에서 겨루는 이유는 글로벌 2000에는 더 이상 남아있는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2000은 시사경제지 포브스가 뽑은 세계 기업 2000개를 말한다.
베니오프 CEO는 만약 오라클이나 SAP가 인수와 관련된 제안을 해온다면 세일즈포스닷컴 이사회가 그 제안을 고려하리란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런 제안이 올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세일즈포스닷컴의 30만 고객들 대부분은 오라클의 데이터베이스 SW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라클의 그늘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시장 조사업체인 오범의 데이빗 브래드쇼 분석가는 피플소프트가 오라클에 결국 인수됐음을 언급하며 세일즈포스닷컴이 합병 바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리=정소영기자@전자신문, syjung, 원문:www.itworld.co.kr(‘IT Global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