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이휘성 한국IBM 사장

[이사람]이휘성 한국IBM 사장

 한국IBM이 변하고 있다. 보수적이고 수동적인 이미지를 벗고 역동적인 젊은 기업으로 탈바꿈중이다. 그 중심에는 이휘성 사장(44)이 있다.

 이 사장은 지난 1월 한국IBM 사장으로 취임부터 지금까지 회사 운용시스템을 바꾸는 데 주력했다. 수동형 조직을 능동형 조직으로 전환하는 게 핵심이다.

 이 사장은 “다국적 기업의 국내 지사들이 본사 지시에만 따르면 업무의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모든 일을 능동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그래야 능률이 오릅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임직원들에 입버릇처럼 “제대로 하자”를 강조한다. 무슨 일이든 대충 대충하지 말고 원칙과 룰에 따라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초기에는 일부 임직원들은 그의 경영 철학에 반발심을 갖기도 했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컴퓨팅 시장에서 원칙을 갖고 일한다는 게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IBM은 고객들에 밸류(가치·Value)를 주는 회사입니다. 싼값에 공급하면 고객만 손해입니다. 가격이 떨어지면 서비스 질도 따라서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고객들을 만나면 밸류를 사라고 권합니다. 제 값을 주고 사고 제대로 이용하라는 것입니다. 임직원들에게도 이를 철저히 지키도록 했습니다. 고객들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며 희망이 보인다고 했다.

 갑(한국IBM)과 을(파트너사)처럼 인식됐던 파트너사들과 관계도 개선했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파트너사들이 재고 물량 부담없이 비즈니스할 수 있도록 밀어내기를 근절하겠다고 대내외에 공표했다.

 그는 “한국IBM이 손해를 보더라도 파트너사의 밸류를 높여줘야 합니다. 파트너사들이 가치가 없는 일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밀어내기를 근절하면 한국IBM도 투명해집니다. 이것이 한국IBM과 파트너사의 진정한 윈윈 모델입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 한국IBM은 올해 상반기에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매출에 연연해 하지 않았다.

 “작년의 100억과 올해의 100억원 질적으로 다릅니다. 과거 기준으로 실적을 평가한다면 한국IBM은 후퇴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밸류 측면에서 보면 한국IBM은 큰 성장을 했습니다.”

 그는 “한국IBM은 1년여만에 이처럼 밸류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데 성공했다”며 “당장의 고통은 따랐지만 10년 혹은 20년 후 오늘 우리의 선택이 옳았음을 입증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