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75년, 독일의 베니히 브란트는 사람 오줌을 증류해서 금을 얻으려고 했다. 브란트는 오줌을 지하창고에서 몇 달간 숙성(?)시킨 뒤 반죽했다. 고약한 냄새가 나는 그 반죽을 반투명 왁스로 바꾸는 등 다양한 실험을 했다. 무슨 근거로 오줌이 금이 되리라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브란트가 만든 반투명 왁스는 시간이 지나면서 빛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공기에 노출해두면 저절로 불이 붙기도 했다. 바로 인(phosphorus)이었다.
중세 연금술사들의 애증덩어리였던 금! 연금술사들의 ‘무작정 금 만들어 보기’는 분명 화학 발전에 가장 큰 도움을 줬다. 이제 21세기, 나노기술에 힘입어 금이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
우선 금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달라졌다. 금은 전통적으로 매우 안정적이고 화학적 반응에 둔감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을 치르고 살 만한 귀금속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2∼5나노미터(㎚) 크기 입자 상태에서 산화철 위에 부착시킬 경우 일산화탄소를 이산화탄소로 산화시키는 촉매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금은 또 상온에서 프로필렌을 산소분자로 산화시켜 상업적으로 유용한 프로필렌옥사이드를 만들어낸다, 이같은 성질을 이용해 화장실 냄새를 없애주는 상품으로까지 개발될 전망이다.
미 조지아공대와 캘리포니아주립대학 연구팀은 인간 항체에 금 나노입자를 결합시킨 뒤 암세포에 달라붙게 해 암을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금 나노입자의 빛 산란·흡수 효과를 이용해 살아있는 암세포를 찾아내는 것.
20㎚ 이하 금 입자는 빨간색이다. 입자량에 따라 그 색깔은 천차만별이 된다. 금이 누런 색 일색에서 벗어나 화려해진 만큼이나 그 쓰임새도 다양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