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인감으로 통하는 개인용 공인인증서가 유료화 된지 1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유료화 비중은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유료화를 통해 인증 시장 불균형을 해소한다는 취지와 달리 유료화 이후에도 특정 공인인증 기관을 중심으로 유료 인증서가 발급돼 다분히 전시 행정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정통부는 4일 지난해 9월 개인용 공인인증서 유료화가 시작된지 1년이 지났지만 유료 인증서 발급 비율은 전체의 12.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 7월 31일까지 유료로 발급된 개인용 인증서는 총 80만432장으로 무료 인증서 629만9521장의 12.7%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무료인 용도 제한용 인증서가 은행이나 증권 거래 사용에 전혀 불편이 없기 때문이다. 또 유료 인증서를 사용할만한 서비스가 시행되지 않는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유료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 창출을 기대했던 공인인증 기관들은 1년이 지났지만 이렇다할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여전히 누적 적자와 경영 악화로 신음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1일 개인용 인증서가 유료화된 이후 무료 인증서는 은행 거래용으로 513만1221장, 증권 거래용 96만5214장, 신용카드용 20만3086장이 발급됐다. 같은 기간 중 유료로 발급된 범용 인증서는 80만432장으로 증권 거래용 무료 인증서보다 적은 양에 머물러 유료화가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다.
또 실제 공인인증서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금융결제원은 유료화 이후에도 전체 유료 인증서 시장에서 총 52만3783장을 발급하며 부동의 1위를 고수했다. 이는 전체의 67.9%에 달한다. 이어 코스콤(구 한국증권전산) 15만7851장, 한국정보인증 9만6142장, 한국전자인증 1662장, 한국무역정보통신 994장을 각각 발급했다.
신홍식 한국전자인증 사장은 “유료화 정책 시행 전부터 금결원과 은행간 불공정 거래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유료화 효과는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면서 “유료화를 통해 전문인증 기관의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정책과 달리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기자@전자신문, in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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