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PCS 재판매, 올들어 첫 순감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05년 사업자별 순증가입자 유치실적

지난달 KT PCS 재판매 실적이 올해 들어 처음 순감으로 돌아섰다. 이동통신 3사와 비교해도 월간 가입자 유치실적이 감소세로 전환되기는 이번이 유일하다. 이는 지난 8월 남중수 사장 취임이후 KT가 PCS 재판매 가입자 점유율을 6.2%로 동결하겠다던 자정선언이 즉각 효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쟁 사업자들은 김낙순 의원(열린우리당)이 오는 11월 KT 재판매 규제를 법으로 묶으려 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숨죽인 채 주변의 비판적인 시선을 돌파하려는 것 아니냐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이례적인 순감=KT PCS 재판매는 지난달 3만7563명 순감했다. 신규 가입자는 2만8338명에 그친 반면, 해지자가 무려 6만5901명에 달한 탓이다. KT 재판매는 지난 2월 거의 10만명 가까운 순증 가입자를 유치하며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통상 2만명 안팎의 월 순증 가입자 규모는 꾸준히 유지해왔다. 그러던 것이 남 사장이 취임한 지난 8월 4678명으로 꺾였고, 마침내 이달 들어서는 3만명 이상 대규모 순감을 기록했다. 지난해 번호이동성 제도 도입 이후 사업자 간 신규 가입과 해지가 반복되곤 했지만 월 순감까지 이어지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KT PCS 재판매는 지난 8월까지 누적 순증가입자 규모가 23만7556명으로 41만2631명을 기록한 SK텔레콤에 이어 이동전화 시장 2위를 차지할 정도였다. KTF와 합치면 지난 8월까지 순증가입자 점유율은 무려 45% 이상이었다. KT 관계자는 “더는 매출과 점유율 경쟁을 하지 않겠다는 우리 스스로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며 “당장 매출에 타격을 입더라도 점유율 동결과 소모적 시장경쟁 지양 원칙은 지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KT의 사업전망=KT는 현재 누적가입자 234만명 수준으로 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3791만명 가운데 6.25% 정도를 차지한다. 순증가입자 시장의 25% 가량을 차지했던 전례에 비춰보면 앞으로도 몇 달은 가입자가 순감 내지 동결돼야만 점유율 6.2%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이동전화 순증가입자 시장을 25% 가까이 점유했던 KT로선 자정선언 기준인 6.2% 선을 넘어서기 힘들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일부 예외조항을 전제로 이동전화 단말기 보조금 지급 금지 연장이 가닥을 잡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이후 KT 재판매는 외형보다는 한층 실익을 챙길 수 있는 사업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첨단 통신방송·유무선 융합서비스 단말기에 한해서는 조기 보급 확대를 위해 더욱 큰 폭의 보조금 지급이 허용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KT가 점유율 자정선언의 대상에서 제외한 첨단 융합단말기는 현재 추진중인 와이브로·무선랜 등 신규 서비스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덕분이다.

 ◇재판매 규제 향방=재판매 점유율 동결선언 이후 실제 KT 재판매 월 가입자 실적이 순감으로 돌아섰지만, 경쟁 이동전화 사업자들은 여전히 경계의 눈초리를 늦추지 않고 있다. 특히 다음달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통해서라도 시장혼탁을 주도한 KT를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국회 김낙순 의원의 입법 움직임은 KT로선 가장 큰 변수다. 여기에다 오는 11월에는 통신위원회도 그동안 조사해온 KT의 위법사례를 상정할 계획이어서 다음달이 KT PCS 재판매 사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회 관계자는 “한때 큰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지만, 더는 시장 혼탁을 주도하지 않는다면 국회나 규제기관 차원에서 KT를 추가 규제하자는 분위기는 사그라지고 있다”면서 “신임 남 사장의 점유율 동결 선언 등 최근 일련의 자정노력이 호소하고 있는 듯하다”고 전했다.

  서한기자@전자신문, hs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