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대덕연구단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부설 국가보안기술연구소·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국정감사에선 이동전화의 도·감청 기술개발 여부, 인터넷 문서 위조 등에 관한 의원들의 질의와 부실 자료 제공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ETRI를 대상으로 첫 질문에 나선 심재엽 한나라당 의원은 “과거 국감에서 CDMA 감청기술에 관한 의원들의 질문에 유선은 쉽지만 무선은 어렵다고 답변했다”며 기술개발 능력이 어느 수준인지 따졌다. 또 검찰의 발표를 빌려 “도·감청 장비를 대덕의 모 연구소에서 개발했다고 발표했는데 그런 일이 있느냐”고 직설적으로 질문했다.
이에 대해 임주환 ETRI 원장은 “통신이 된다는 소리는 감청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CDMA의 경우 유선 구간은 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일부 기술로 가능하다”고 답했다.
박춘식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이하 국보연) 소장은 “비화기나 암호장비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감청장비 개발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강하게 부인했다.
변재일 열린우리당 의원은 국보연에 대해 “산업기술연구회 이사회 소속으로 되어 있는데 연구업무가 국가정보원의 시스템을 준용하고 있다면 그 성격에 맞는 기관 산하로 이전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변 의원은 “ETRI가 6개월 이내에 인터넷 문서 위조 방지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많다”며 기술 개발 가능성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임 원장은 “정보보호연구단에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인터넷을 통해 하드 카피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방지가 어렵지만 원본과 차이가 나는 부분을 쉽게 알아내는 방법은 빛을 이용하는 등 몇 가지 기술이 있어 6개월 내 가능할 것”이라고 신중하게 답했다.
김석준 한나라당 의원도 국보연에 질문을 집중했다.
김 의원은 “지난 5년간 42명(연구인력 40명)을 강제퇴직시켜 국정원 도·감청 분야에서 일한 사람이 있느냐”며 퇴직 후 직원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따졌고, 박 소장은 “그런 일 없고, 앞으로도 그런 일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답변했다.
김희정 한나라당 의원은 “국보연이 보안을 이유로 자료를 국회에 내놓지도 않으면서 지난 5월 국정원 상반기 보안측정에서는 외부용역 직원들에게 카드키를 지급하는가 하면 부장실과 소장실 전화를 국보연이 입주해 있는 KT연구소와 같이 사용하는 등 보안기관의 보안상태가 더 허술했다”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또 KISTI에 대해선 “출연연 해킹 피해가 오히려 과학기술정보보호센터를 보유하고 있는 KISTI에 더 많은 이유가 뭐냐”며 “2003년 이후 웜바이러스가 지속적으로 발생했는 데도 불구하고 보안패치 설치가 대책의 전부였다”고 질책했다.
이에 대해 조영화 원장은 “보안기관이어서 그런지 해커가 다른 기관에 비해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밖에 있는 것은 차단하지 못하고 내부만 차단하고 있는데 향후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대전=박희범기자@전자신문, hbp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