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산업 두 거목의 조우

 한국 전자사업을 이끌고 있는 윤종용 삼성전자 CEO(부회장)와 김쌍수 LG전자 CEO(부회장)가 한국전자전2005에서 처음으로 나란히 서서 개막을 알릴 예정이어서 업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윤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11일 이해찬 국무총리 등 정부·단체·언론의 VIP인사들과 같이 개막 테이프커팅을 하고, 함께 전시장을 둘러본다.

 김쌍수·윤종용 부회장의 이날 만남이 관심을 끄는 것은 지금까지 국내외 어떤 전시회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수장이 나란히 개막식 행사에 자리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97년 삼성전자 CEO로 취임한 윤 부회장과 2003년 LG전자 CEO에 오른 김쌍수 부회장이고 보면, 전시회에서 나란히 테이프커팅 할 기회조차 많지 않았다.

 한국전자전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삼성전자·LG전자 모두 회장사를 맡은 해에는 CEO가 회장자격으로 참여하지만, 회장사가 아닌 해에는 상대적으로 직급이 낮은 임원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왔다. 더욱이 지난해 한국전자전에는 출장 등의 일정 때문에 윤부회장·김부회장 모두 참여를 못했었다.

 다소 성급하지만 이번 두 CEO가 모두 참석하는 사건(?)을 두고 업계에서는 “소비적인 부분에서의 자존심 싸움은 접고, 보다 발전적인 협력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는 두 회사의 의지를 볼 수 있는 상징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윤 부회장과 김 부회장은 지난해 포천이 선정한 ‘아시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명의 기업인’으로 나란히 꼽힌 바 있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