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개발하고 리포트를 작성했는데 그 때 ‘15∼20년 후에나 소비자들이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너무 앞선 기술이란 생각을 했죠. 실제로 80년 대 후반 PC가 등장하면서 디지털 이미지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하기 시작했습니다. ”
디지털 카메라 탄생 30주년을 기념해 12일 방한한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카메라 개발자 스티븐 새슨(55)은 지난 1975년 미국 코닥에서 디지털 카메라를 개발한 당시, 주변의 반응이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었다고 전했다.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PC에 저장하고 이를 TV보다 화질이 개선된 모니터에서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디지털 카메라가 각광받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새슨이 30년 전에 만든 디지털 카메라는 현재의 디지털 카메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광학 줌 렌즈에 고체촬상소자(CCD)를 사용하고 디지털 저장 매체를 이용했다. 다만 크기, 무게, 저장매체의 종류 정도만 바뀌었다.
이 같은 새슨의 개발품을 토대로 30년 사이에 발전한 디지털 카메라는 현대인의 필수품이 됐고 아날로그 카메라와 필름을 시장에서 밀어냈다.
“카메라는 또 다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습니다. 첫 번째가 사진을 찍는 것이었다면 두 번째는 최근의 디지털화입니다. 그 다음은 디지털 이미지를 누구나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발전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코닥은 현재 세 번째 변화의 시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날 새슨은 디지털 카메라에서 사진을 이메일로 전송하는 기술을 시연해 보였다. 블루투스를 이용해 사진을 무선 인화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그는 이것이 코닥이 추진하는 차세대 전략이란 소개를 덧붙였다.
스티븐 새슨은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기억과 추억이 담겨져 있다”며 “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차세대 카메라 기술의 가장 핵심적인 목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건일기자@전자신문, ben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