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코리아, ITRC가 이끈다](4)한양대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

한양대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휴대폰 및 노트북PC용 2차전지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선양국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장(사진 앞줄 오른쪽)과 학생들이 2차전지 샘플을 들어보이고 있다.
한양대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가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해 온 휴대폰 및 노트북PC용 2차전지 소재 개발에 성공했다. 선양국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장(사진 앞줄 오른쪽)과 학생들이 2차전지 샘플을 들어보이고 있다.

2000년 9월 정보통신부 대학IT연구센터로 지정된 한양대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센터장 선양국 교수)는 유비쿼터스 컴퓨팅용 고용량 2차전지 소재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컴퓨팅 환경에 꼭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휴대폰이나 노트북PC 등의 모바일 기기에 획기적인 용량의 에너지를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의 리튬전지로는 아무리 전지 설계를 최적화해도 용량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는 게 선양국 센터장의 설명이다.

그래서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는 고용량, 고출력의 전지를 개발하기 위해 아예 새로운 소재를 찾아내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센터가 최근 개발에 성공한 DMB폰용 2차전지의 양극재료는 코발트와 탄소재 대신 값이 싼 니켈과 망간을 이용한 것으로 2년 이내 상용 배터리에 채택될 전망이다. <관련기사 10일자 20면>

IT분야 가운데도 기술 변화 속도가 특히 빠른 휴대폰 부품 소재 연구를 맡고 있는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의 경쟁력은 탄탄한 현장 감각을 갖춘 인적 네트워크에 있다. 우선 총괄책임자이자 양극 소재 개발을 맡고 있는 선양국 센터장은 삼성중공업과 삼성종합기술원 등에서 8년을 근무한 베테랑 현장 연구자 출신이다. 여기에 고분자 전해질 개발 책임자 김동원 한밭대 교수, 음극 개발 책임자 이성만 강원대 교수를 비롯, 모두 책임급 연구원 10명과 선임급 연구원 2명을 포함해 모두 62명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기업의 참여도 든든한 한 축이다. LG화학은 전지시스템 개발을, 제일모직은 전해질 연구, 대정화금은 양극 연구에 동참해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와 연구 성과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다.

해외에선 소재 분야에서 유명한 미 아르곤국립연구소(ANL)가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의 연구 결과에 매우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최근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는 ANL의 주문을 받고 자체 개발한 리튬폴리머전지를 연구 샘플용으로 2만 달러 어치 수출하기도 했다. 2만 달러는 샘플 주문으로서는 적지 않은 규모다. 선양국 센터장은 “ANL이 우리 기술을 인정한다면 세계 최고의 미국 자동차 시장에 수출 활로를 터는 교두보가 생기게 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센터가 쌓은 연구개발성과도 녹록치 않다. ITRC로 지정된 2000년부터 지금까지 발표한 논문이 127편, 특허가 48편이다. 이는 우리나라 공대교수가 내는 논문과 특허 수 평균치의 2배가 넘는 수준이다.

ITRC의 주요 목표인 인재 양성 분야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센터가 배출한 인재 가운데 삼성SDI에 10명, LG화학에 20명이 입사했으며 그밖에도 이 센터를 거친 수많은 학생들이 정보통신소재 분야에서 뛰어난 중소기업과 관련 연구소에 종사하고 있다.



▲인터뷰/선양국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장

선양국 정보통신소재연구센터장(44, 응용화학공학부)은 “우리 센터는 고용량재료를 만들어서 우리나라가 더 이상 일본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데 연구를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지만드는 기술은 일본에 뒤떨어지지 않지만 재료는 일본보다 한참 뒤쳐져 있어 양극 재료의 경우 거의 전량을 음극과 전해질까지 모두 합쳐 80% 가량을 일본으로부터 수입하는 실정입니다. 이래서는 우리가 영원히 휴대폰 강국 자리를 지킬 수 없지 않겠습니까?”

선 센터장은 휴대폰과 DMB배터리 소재 개발에 이어 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2차전지 소재를 개발해 ‘미래 자동차가 우리 기술로 움직이는’ 날을 보게 되길 꿈꾸고 있다.

조윤아기자@전자신문, foran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