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국립암센터 장연규 박사가 생물학 분야의 권위 있는 저널인 분자세포(Molecular Cell) 9월호 표지논문으로 염색체의 불안정화를 막는 ‘스모(SUMO) 유전자’의 작용 기작을 발표해 세계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
기존의 연구들은 방사선, 화학물질, 활성산소 외에 ‘염색체의 불안정화’가 주요한 암 발생 원인이라는 점을 지적해 왔다.
보통의 염색체는 동원체에 염색체 조절인자인 ‘스와이식스(Swi6)’라는 단백질이 붙어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스모유전자는 이 ‘Swi6’ 단백질에 달라붙어 기능을 활성화함으로써 동원체를 마치 물막이 공사를 한 것처럼 단단하게 형성해주고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스모유전자가 없으면 ‘Swi6’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물막이 벽은 무너지고 동원체의 구조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아 결국 염색체는 힘없이 풀려버리고 만다. 이럴 경우 세포는 분열하지 못하고 그대로 죽거나 살아도 암세포로 돌변할 수 있다는 것이 장연규 박사가 밝혀낸 스모유전자의 기작이다. 실제로 염색체가 풀려있는 모습은 암세포 내에서 흔히 발견되는 형태다.
이번 연구결과는 스모유전자의 기작을 활용하면 암의 발생단계를 직접 차단할 수 있으며, 향후 항암제나 암예방 약물 그리고 염색체 불안정에 따른 각종 만성병의 치료 약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공했다.
실제로 장연규 박사는 10년 후쯤, 스모유전자의 작용 기작을 활용한 부작용 없는 표적항암제가 개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