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업계가 엔지니어링 해외 진출 기치를 높이 들었다. 연간 8조원대인 국내 시장을 ‘마치 순서를 정한 듯 돌아가며 나눠 갖는 구조’로는 수년 내 본격화할 시장개방 물결에 함께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 의식에서다.
장상구 한국엔지니어링협회 상근 부회장은 “1950년대 이후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산업이 일취월장했지만 아직 세계 200대 엔지니어링 기업에 포함된 우리 업체는 불과 3개”라며 “기술·인력·예산 등 모든 측면을 정비(지원)해 해외진출을 본격화할 때”라고 말한다.
실제 지난해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업체들이 해외에서 올린 매출액은 3100억원으로 세계 엔지니어링 시장(2004년 793조원)의 0.7%에 불과했다. 세계 200대 엔지니어링 기업 순위에서 발견할 수 있는 국내 업체도 현대엔지니어링(87위), SK건설(113위), 대우엔지니어링(158위) 정도다.
정부가 먼저 팔을 걷었다. 재정경제부는 과학기술부·외교통상부·건설교통부·정보통신부 협조하에 내년 상반기 중에 국내총생산(GDP)의 0.06% 수준인 대외 경제개발협력기금(EDCF) 지원 규모를 확대, 국내 엔지니어링 업계의 해외진출에 활용토록 유도할 계획이다. 수출입은행 및 수출보험공사를 통한 금융지원도 검토된다.
과기부와 건교부는 대기업 건설업체(시공사)와 중소 엔지니어링 업체를 묶어 해외에 함께 진출하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예를 들어 해외 마케팅 능력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이 ‘가파치(CAPACCI)’라는 공동 브랜드를 내세우는 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
과기부는 부총리 부서로서 관련 부처와 기관을 포괄하는 엔지니어링 협의회를 만들어 유기적 협조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해외 플랜트·건설·정보인프라협의회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과기부는 내년 상반기 중에 엔지니어링 영어 실무캠프(Camp)를 개설·운용하고, 72개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컨설팅엔지니어연맹(FIDIC:International Federation of Consulting Engineers)과의 교류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특히 2010년 FIDIC 총회를 서울에 유치하고 해외 기관들과의 정보교류와 협력을 증진하는 등 선진 엔지니어링 기술을 습득하고 해외 시장정보를 신속하게 입수하는 데 힘을 쏟기로 했다.
이은용기자@전자신문, ey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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