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승모 씨앤에스테크놀로지 사장
“지난 10년간 화상전화 시대가 온다, 이동형 디지털방송 시대가 온다고만 했지 실제로 오지는 않았습니다. 언제나 미래형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광대역통합망(BcN) 시연에서 화상전화가 완벽하게 구현되고 DMB는 올 연말 시작하지 않습니까. 미래는 지금 시점에서 현실이 됐습니다.”
서승모 사장(47)은 BcN, 멀티미디어전화(MMoIP), DMB 등 신규서비스가 시작하는 시점이 회사가 본격적으로 도약할 시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지난해 까지만해도 1000대∼2000대의 단말기 및 칩셋 주문이 반짝 있다가 끊기고, 또 다시 이어지는 흐름을 반복했으나 올 들어는 5000∼6000대 씩 꾸준히 주문을 소화했다. 지난 9월부터는 처음으로 흑자로 돌아섰다. 서 사장은 지난 10년 동안 준비한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륙할 시기가 도래했으며 터닝포인트를 맞았음을 느꼈다.
“시장은 안 열리는데 우수 인력을 채용하고 매년 150억 원씩의 개발비를 투자해야 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매출과 자본손실을 보고도 투자를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서 사장은 가장 어려운 시기가 언제였느냐는 물음에 “지난 10년”이라고 답했다. 반도체, 시스템의 개발은 원천기술을 확보해야 하므로 그 무엇보다 리소스가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서 사장은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려면 칩만 갖고는 안된다는 것을 깊히 느꼈다. 퀄컴과 같이 시장을 시배하기 위해서는 칩 개발 능력하다는 것. 반도체와 시스템을 동시에 구축해야 시장을 이끌 수 있다는 판단이다.
서 사장은 이를 “새로운 시스템의 기술적 오너가 되야 한다”는 말로 압축했다. 이는 회사가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감에도 영상전화 칩뿐만 아니라 운용기술까지 독자적으로 구축하려는 이유였다.
“10년 넘게 영상전화 칩과 시스템을 연구했고 이제야 성과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BcN의 경우 씨앤에스테크놀로지의 단말기와 연동하느냐가 제 1의 조건이 됐습니다. 이렇게 되야 기술적 주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서승모 사장은 모든 제품이 진화하느냐 사라지느냐의 기로에서 신규 시장의 ‘주역’이 될만한 엔진을 갖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차세대 영상전화 및 휴대용 정보통신의 핵인 운용체계(OS)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영상전화는 전 세계 모든 장비와 연동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씨앤에스의 제품이 일본, 중국 등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서 사장에게 있어 가장 중요했던 때는 셋톱박스 개발팀을 DMB로 전환했을 때였다. 통신방송 융합 시장에 대비 HDTV용 레디TV 셋톱박스를 개발했으나 시장은 다르게 가고 있었다. 이동 수신이 가능한 방송 시장이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 재빨리 셋톱박스팀을 DMB 팀으로 바꿨다. 칩 디자인을 수정하면 됐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었다. 결과는 최초로 DMB 전용 칩 개발에 성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쟁사인 TI, ADI, 르네사스 보다도 빨랐던 것. 특히 DMB 전용 칩이었다는데 의의가 있었다. 더구나 씨앤에스는 반도체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30프레임을 지원하는 TV 솔루션까지 같이 공급하기 때문에 업계에선 이미 ‘사실표준’의 반열에 올라갔을 정도다.
“지난 2002년 결단을 내리자마자 바로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던 것은 영상 시대가 온다고 판단, 매년 투자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현재 DMB 칩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세트제조사 9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오는 12월 본방송에 들어가는 지상파DMB의 경우, 씨앤에스의 칩을 써야 합니다”
서승모 사장은 MP3, PDA, 텔레매틱스 등에 탑재하는 DMB의 경우도 씨앤에스의 칩과 시스템을 적용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칩과 세트 등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는 회사는 씨앤에스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이 열린다고 항상 낙관할 수만은 없다. 지금까지도 ‘앞으로 열린다’는 말을 자기확신처럼 되뇌여왔다.
“지금까지도 말만 있었지 시장은 없었습니다. 정책적 굴곡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시장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올해도 DMB 등 신규 매출은 올 연말까지 예상 매출에 넣지 않았습니다. 정책에 데였다 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 사장은 ‘정책에 데였다.’라는 말을 할 때는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다. 그동안 변해온 정책 흐름에 힘들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서승모 사장은 이익이 나면 25%를 전 직원에게 먼저 배당하기로 직원들과 약속했다. 임직원 이익배당을 제도화한 것.
“미래에 대한 믿음과 환상이 있었습니다. 내년이면 오겠지라는 믿음입니다.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는 누가 쫓아올 수 있겠습니까. 직원에게도 그동안 칩을 많이 못 팔았어도 우리 시대는 온다. 시장의 리더는 우리다라는 믿음을 심어줬습니다. 이제 결실을 맺을 때가 오지 않았습니까?”
서 사장은 향후 전략에 대해 ”앞으로 루슨트의 전략을 벤치마킹하겠습니다. 종합적으로 반도체가 시스템을 리드 할 것 입니다”라고 말했다.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어떤 회사?
“멀티미디어 정보통신용 반도체와 시스템이라는 양 날개로 난다”
올해로 창업 12년째를 맞는 씨앤에스테크놀로지는 멀티미디어 반도체와 응용 시스템을 개발, 생산 공급하는 토털 솔루션 회사다. ‘씨앤에스(C&S : Chip&System)’라는 사명이 상징하듯 반도체와 시스템을 동시에 무장한 회사가 되겠다는 것이 회사의 설립 목적이자 방향이다.
지난 10년간 영상, 음성처리 및 솔루션에 대한 기술력으로 국내외에 인정받으며 연구개발(R&D) 해온 것 회사는 최근 DMB와 인터넷전화(VoIP)라는 서비스와 만나며 빛을 보고 있다.
씨앤에스의 주력 아이템이 △광대역통합망(BcN)의 핵심 단말기인 인터넷 영상전화 및 칩셋·솔루션 △고속 이동 중에도 TV 수신이 가능한 DMB 전용 멀티미디어 △ASIC 사업이기 때문이다.
영상전화 분야는 활발하게 하고 있다. 중국 차이나유니콤(CCU)에 지난해 1만5000대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도 예년수준의 물량을 공급할 예정며 일본 근미래통신과 히다찌 등에도 올해 들어 7000여 대를 공급했으며 하반기에도 상반기 정도의 물량을 추가 공급이다. 기타 유럽의 이탈리아와 네덜란드, 프랑스, 그리스 그리고 인도 등에 꾸준히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차세대 산업으로 각광받는 DMB분야는 국내 최초로 관련 칩을 상용화하여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출하하고 있다. 분야도 텔레매틱스, PMP 등으로 시장을 이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휴대폰용 칩의 출하로 시장은 기하급수적으로 팽창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만 40만 개의 동영상 칩 ‘넵튠’을 공급할 예정이다.
씨앤에스는 지난 10년간 매년 매출의 30%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투자, 멀티미디어 관련 반도체 칩 및 응용 솔루션 등의 원천기술과 국내외 190여 건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이 자랑이다.
서승모 사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 부문에 많은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아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계획이다”라며 “방송, 통신 융합이라는 큰 패러다임에 부응 차세대 방송, 통신 분야를 리드할 영상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손재권기자@전자신문, gj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