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머넌트(permanent), 화학약품 등을 사용해 머리털을 곱슬곱슬하게 만드는 것. 대충 ‘파마’라고 부른다. 여자친구 파마하는데 따라간 남성들, 두세 시간씩 기다려주려면 웬만한 참을성으로는 어림없다.
나노기술이 ‘기다리는 남자들’에게 적지 않은 많은 도움을 줄 모양이다. 고무줄 없이 원하는 머리 구부러짐(curl)을 만들 수 있는 ‘나노촉매 함유 조형촉진제(파마약)’가 이미 시중 미용실에 보급됐다. 파마를 할 때 독한 화학약품을 머리에 발라가며 일일이 고무줄로 묶어야 한다. 그 고무줄을 없앤 것만으로 30분 정도 작업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고무줄을 묶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머리 빠짐이나 끊김도 없다.
국가출연연구기관에서 개발해 상품화했고, 정부 지정 신기술(KT)마크까지 받은 파마약이다. TV를 비롯한 각종 매체에 대대적으로 광고하지 않아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전국 9만개 미용실에 공급됐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수출에 나서며 새로운 벤처 성공신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1위 화장품기업인 태평양에서는 주름을 없애주고 미백효과를 내는 기능성 화장품에 나노 입자기술을 적용해 연간 3000억원대 매출을 올린다. 피부 주름을 없애주고 미백 기능을 갖는 생리활성물질은 잘 녹지 않아 피부 흡수도가 낮다. 특히 생리활성물질은 피부 안전성 문제로 종류와 사용 농도가 엄격히 제한적이다. 효과가 좋지만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는 얘기다.
태평양의 관련 기술을 개발한 과학자는 과학기술부가 선정하는 ‘이달의 엔지니어상’ 10월 수상자다. 세계적으로 앞선 기술을 개발했고, 성과(매출)까지 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순서일 것이다.
신기술마크와 이달의 엔지니어상은 일종의 ‘정부 보증’이 아닐까. 그만큼 제품의 부작용이 없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