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세계 LCD 장비 시장이 당초 예상과는 달리 100억달러 규모를 넘어설 전망이다.
여기에는 대만의 공격적 투자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또 중국은 2008년부터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국내 업계 투자는 지난해와 올해 집중돼 내년 이후 국내 장비 시장은 침체가 우려된다. 이에 따라 국내 장비 업체가 세계 톱10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대만 및 중국 시장 공략과 함께 특허 확보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산자부·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디스플레이연구조합·디스플레이뱅크가 공동으로 조사한 ‘세계 LCD 장비 시장 및 국내 업계 현황’에 따른 것이다.
◇국내외 LCD 장비 시장 전망=올해 전 세계 LCD 장비 시장은 약 95억3000만달러(작년 대비 26% 감소)에 그칠 것으로 추정되는 데 비해, 내년에는 13% 성장한 108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내년 대만은 AUO(7세대 라인)·CMO(5세대 라인)·HSD(6세대 라인) 등의 대형 라인 신규 투자에 힘입어 투자 규모가 올해 대비 34% 증가한 56억5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한국은 장비 시장 규모는 올해 26억7000만달러에서 다소 감소한 23억7000만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삼성전자·LG필립스LCD 등 국내 기업의 7세대 투자가 지난해와 올해 집중된 것이 원인이다.
중국의 LCD 시장 규모는 올해 11억4200만달러, 내년 13억800만달러, 2008년에는 24억8600만달러로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이후 대만, 중국 등 성장하는 시장이 국내 장비 업체에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LCD 장비 업계 세계 30위권에 6개사 포진=세계 LCD 장비 업계 매출 상위 30대 기업에 지난해 국내 업체가 6개사나 포함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반도체 장비 업체가 30위권에 한 곳도 포함돼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LCD 장비의 약진은 눈부시다.
그러나 10대 기업에는 일본 9개사가 포진한 반면, 국내 기업은 한 곳도 없어 일본과의 격차를 실감케 했다. 상위 20위권에 포함된 국내 업체는 디엠에스(습식식각기·현상기)와 주성엔지니어링(PE-CVD) 2곳이며, 30위권에는 에이디피엔지니어링(건식식각·검사), 에스에프에이(FA·검사), 미래컴퍼니(러빙장비), 케이씨텍(습식식각기) 등이 포함됐다.
◇LCD 장비 업계 중화권 공략이 톱10 진입의 열쇠=이번 세계 30대 기업에 진입한 국내 6개사는 모두 LCD 장비 수출 기업이다. 박보현 디스플레이장비재료산업협회 팀장은 “국내 LCD 패널 및 완제품이 세계 1, 2위임에도 불구하고 10대 장비 업체가 전무한 것은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라며 “수출 기업이 그나마 30위권에 포진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해외 시장 개척 없이는 세계 10대 장비 기업 내 진출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해를 시작으로 대만과 중국의 LCD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어서 이 시장 개척 여부가 향후 국내 LCD 장비 업계 성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미국과 일본의 선진 장비 업체들이 대만 및 중국에서 특허 공세를 펴면서 국내 장비 업체들의 영업을 견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장비 업계의 대만, 중국 시장 진출의 선결 과제이기도 한 특허 문제에 산·관·학이 사전 대응 체제를 갖춰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심규호기자@전자신문, khs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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