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디지털TV업체들이 급성장하는 시장환경에 대응해 대규모 신규자금을 끌어들이는 등 ‘덩치키우기 경쟁’에 본격 나섰다.
올해 들어 70∼80% 급신장한 PDP와 LCD TV 등 디지털TV시장의 활황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규모의 생산을 통한 원가경쟁력 확보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DTV 수요가 폭증하는 내년을 기점으로 현재 20여 업체가 난립해 과당경쟁 조짐을 보이는 DTV업계도 구조조정을 겪을 것으로 전망돼 규모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덩치키우기 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디지털TV업체 디보스(대표 심봉천)가 지난 12일 74억2000만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한 데 이어 이레전자(대표 정문식)와 우성넥스티어(대표 김도균)가 각각 112억원, 48억원 등 대규모 운영자금을 내달까지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키로 했다.
현대이미지퀘스트(대표 안병선)는 이에 앞서 지난달 2000만달러(205억3400만원) 규모 해외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우성넥스티어 김도균 사장은 “크리스마스 특수 등 연말부터 DTV 특수가 예상되는 데다 내년에는 DTV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독일월드컵 특수까지 예상돼 생산량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DTV업체가 자금 확보에 나선 것은 부품 조달 등 운영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DTV 부품원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PDP와 LCD패널은 대부분 선금이 있어야 구매할 수 있고, 대량구매시 단가를 낮출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실 올해 과당경쟁에 돌입한 중소 DTV업계는 내년에는 생존경쟁의 압박에 시달릴 우려가 매우 높다”며 “지금 유상증자 등을 통해 생산량 확대와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는 비상장·등록업체가 퇴출 1순위가 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처럼 DTV업체들의 자금확보 경쟁에 대해 과당경쟁에 따른 경영악화를 원인으로 꼽는 시각도 적지 않다. 제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낮추면서 채산성이 크게 악화돼 현금유동성에 직면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주요 DTV업체들은 올해 매출은 전년보다 2배 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률은 2∼3%대로 우량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6∼8%)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장지영기자@전자신문, jya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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