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의 정보화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상장·등록된 기업 가운데 적지 않은 수가 여전히 낡은 투자 방식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정보화 시스템의 효용성을 높이기 위해 객관적인 검증과 분석을 통한 정보화 투자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점차 커지고 있다.
◇확대되는 정보화 투자=기업의 평균 정보화 투자금액은 2003년 63억2000만원에서 2004년 43억1000만원으로 20억원 정도 감소했다. 그러나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증가 추세로 전환됐다. 올해 평균 정보화 투자금액은 52억6000만원을 기록했으며, 내년에는 71억3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정보화 투자에 따른 정보 시스템 사용 개수도 늘어나 기업들은 평균 8.8개의 정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5∼10개의 정보 시스템을 사용하는 기업이 전체의 32%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또 10∼15개가 30.1%로 전체 60% 이상의 기업이 5∼15개의 정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15개 이상의 정보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는 기업은 13.6%에 불과했다.
◇정보화 투자 평가 필요=정보화 투자 평가 실시율이 57.3%라는 것은 10개 기업 중 절반이 조금 넘는 기업만이 체계적으로 정보화에 대한 투자를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나머지 업체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정보화 시스템을 뚜렷한 계획 없이 구축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활용률을 떨어뜨리는 등의 문제를 낳을 수도 있다.
실제 회계관리, 인사관리, 그룹웨어 등 기업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시스템의 활용률은 높지만 성과측정관리, 기업포털, 업무프로세스관리(BPM), 데이터웨어(DW) 등 간접적 시스템들에 대한 활용률은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당초 이들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수요 예측이 없었기 때문이다.
향후 구축을 희망하는 정보 시스템으로는 지식관리시스템(KMS)이 22.5%로 가장 높았다. KMS와 함께 고객관계관리(CRM), 의사결정시스템 등은 향후 도입해야 할 필요성을 가장 많이 느끼고 있지만 실제 활용률은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정보화 투자 평가 왜 안 하나=기업이 정보화 투자 평가에 소극적인 가장 큰 이유는 이에 대한 필요성을 아직 못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평가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는 기업은 전체의 32.7%에 불과했다.
특히 CEO의 의지 부족과 임원진의 무관심에 기인한 사례도 적지 않다. 기업의 정보화 담당자가 평가 때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평가를 부담스러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정보산업연합회는 “정보화 투자를 매년 집행하고 금액도 커지는만큼 투자 평가 실시는 필수조건”이라면서 “임직원의 투자 평가에 대한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대원기자@전자신문, yun1972@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업종별 정보화 투자평가 실시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