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캐럴 바츠 오토데스크 이사회 회장겸 CEO

[인터뷰]캐럴 바츠 오토데스크 이사회 회장겸 CEO

 “기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을 정확히 파악하고 변화에 민첩해야 합니다. 기업 성공의 첫 번째 조건은 고객인 만큼 이를 정확히 분석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미국의 권위 있는 투자 전문지 배런스(Barron’s)가 올해 선정한 ‘전세계 가장 존경받는 CEO 30인’에 오른 캐럴 바츠 오토데스크 이사회 회장 겸 CEO(55)가 밝힌 기업의 성공 요인이다.

 국내 고객사 방문을 위해 방한한 바츠 회장은 20일 기자간담회에서 “오토데스크 성공 배경에는 고객이 누구인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처해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오토데스크가 제조·건설·교통에 이어 최근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부문에 뛰어든 것은 고객층에 대한 철저한 분석을 통해서였다는 설명이다.

 바츠 CEO는 지난 1992년부터 오토데스크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당시 2억8500만달러 규모의 회사를 12억3400만달러(2005회계연도 기준)로 매년 50% 이상 성장시킨 인물. 그가 제시한 기업의 두 번째 성공 비결은 변화에 잘 적응하라는 것이다.

 바츠 CEO는 “오토데스크는 주변 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전환 시점에 잘 적응했기 때문에 회사 실적이 지속적으로 좋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조차 여성 CEO가 드물었던 1992년 CEO자리에 오른 것도 대단한 일이지만 13년간 CEO를 맡고 있다는 것 자체가 IT업계의 관심사다.

 그는 화제를 돌려 “초고속 인터넷과 통신의 발전 측면에서 한국이 세계 최고”라며 국내 시장에 관심을 표명했다. 바츠 CEO는 “한국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온사이트 서포트’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프로그램은 직원을 주요 고객사이트에 직접 파견해 현지에서 실시간 고객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으로, 국내 지사에서 준비중이다. 이날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을 만난 것도 국내 최대 고객인 건교부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기 위해서다. 그는 추 장관과의 면담에서 건교부가 추진하는 설계 관련 산업표준화 등에 오토데스크가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츠 CEO의 한국 방문은 이번이 세 번째다. “한국에 올 때마다 아름다운 빌딩이 늘어나는 것이 놀랍다”며 “이 빌딩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오토데스크 제품이 들어가 있을 것”이라며 사업가 기질을 숨기지 않았다.

 자사 제품에 대한 자신감도 표명했다. 오토데스크는 2차원(2D) CAD제품인 ‘오토 CAD’라는 제품으로 잘 알려진 회사다. 그러나 3D 제품이나 제품수명주기관리(PLM) 측면에서는 약하다는 지적도 받고 있는 상황.

 그는 이에 대해 “복잡성과 비용 측면에서 실제 3D 제품을 쓰는 엔지니어는 8∼9%밖에 안 된다”며 “이를 알고 있기에 각 시장에서 2D에서 3D 제품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도록 지원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토데스크의 비전은 모든 디자인 정보를 디지털로 남겨서 이 정보를 갖고 전체 프로젝트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대통령의 과학기술 분야 자문위원이기도 한 바츠 CEO는 “IT산업은 지속적으로 기술개발이 이뤄지기 때문에 꾸준히 발전할 것”이라며 IT업계의 미래를 밝게 평가했다.

 이병희기자@전자신문, sha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