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톤당 3000달러 초반이던 구리 가격이 급증세를 지속, 최근 4000달러선마저 돌파하면서 구리를 주원료로 쓰는 부품소재 업계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시각) 세계 비철금속 거래의 중심지인 런던금속거래소(LME London Metal Exchange)의 전기동(銅) 거래 가격이 처음으로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던 톤당 4000달러를 돌파하는 등 최근 구리 가격의 폭등세가 멈출 줄 모르고 있다. 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대형 행사를 앞두고 중국이 구리 등 원자재 수요의 블랙홀로 자리잡은데다 구리가 생산량이 많고 단가가 높아 금속 자원을 다루는 국제 자본의 집중 투자 대상이 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구리로 만드는 전해동박과 이를 원료로 생산되는 동박적층판(CCL)·인쇄회로기판(PCB)의 업체들의 원가 부담이 커지고 커넥터·리드프레임 등의 업체들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특히 구리를 사용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원소재 업체와 세트 업체 사이에 낀 입장이라 소재가 인상을 단가에 반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LS전선 구융회 상무는 “구리의 값은 계속 오르고 중국 제품과 경쟁해야하는 세트 업체들은 단가를 낮추면서 전해동박·CCL·PCB 등 관련 업계가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 업체들은 일단 생산성 향상과 원자재 공급선 다변화 등을 통해 버티기에 나서는 한편 고부가제품 비중 강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동값 인상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 9월 공급가를 인상한 바 있는 일진소재산업(대표 김윤근 http://www.iljincopperfoil.co.kr)과 LS전선(대표 구자열 http://www.lscable.co.kr)은 2차전지·전자파차폐용 동박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고 있다. LS전선은 휴대폰·디스플레이용 제품 수요 증가에 맞춰 커넥터와 리드프레임의 생산량을 늘여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전자BG(대표 장영균 http://www.dse.co.kr)도 생산성 확대와 FCCL 등 신제품에 주력한다.
몰렉스(대표 정진택 http://www.molex.co.kr)는 구리 소재의 공급선을 대만 등으로 다변화해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풍산마이크로텍(대표 손홍근 http://www.psmc.co.kr)은 반도체 장비 시장에 신규 진출하는 한편 중국·필리핀 등 해외 생산 거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세희기자@전자신문, h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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