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통신 사업자인 KT에도 ‘통합 브랜드 경영’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KT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한다는 보수적인 시각에서 벗어나 ‘브랜드’, 즉 무형의 자산을 판매하는 적극적인 방향성을 정립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KT의 ‘통합 브랜드 경영’은 시도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형자산,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라”=‘브랜드는 기업의 얼굴이다.’ ‘소비자는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구매한다.’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한 문구다. 삼성전자의 애니콜 신화가 회자될 무렵, 국내에도 ‘브랜드 마케팅’이나 ‘브랜드 경영’에 대한 중요성은 이미 새삼스런 일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브랜드가 기업의 가치를 창조하는 무형 자산의 하나라는 인식이 통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국내외 기업에서는 이미 브랜드를 화폐 가치로 환산, 대차대조표에 포함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인수합병시 대상 기업 브랜드에 대해 별도의 금액을 지급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KT는 국내 통신사 중 유무선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상품과 브랜드를 가장 많이보유한 기업이다. 통신 상품이 아닌 통신 브랜드를 판매할 때가 된 셈이다.
◇브랜드 통합 관리 필요=KT의 상품 수는 어림잡아 180여개, 이 가운데 브랜드가 있는 상품은 130여개에 이른다. 표참조
KT의 브랜드는 시내외·국제 전화,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처럼 전통적인 네트워크 기준으로 시작됐지만 지금은 △전화 컬러링 서비스인 ‘링고’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전화 및 인터넷 접속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리빙넷’ △신용카드 및 IC카드 통합 서비스인 ‘원츠’ 등 분야와 성격도 광범위하다.
하지만 KT의 브랜드 전략은 줄줄이 나열하는 식이라는 점이 문제다. 브랜드마다 통일된 이미지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특히 어떤 브랜드가 KT의 상품과 서비스를 극대화할 수 있는 대표 주자인지도 명확지 않다.
유무선 통신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고, 이를 토대로 다양한 복합 상품을 내놓을 수 있지만 브랜드 전략은 ‘다다익선’으로 승부를 낼 수는 없다. ‘키울 놈을 키우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우선 필요하다는 데 KT 내부 인사들도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우산’과 ‘소그루핑’=KT의 브랜드 정비 작업은 ‘우산’ 구실을 할 수 있는 대표 브랜드 제정부터 준비되고 있다. 이 대표 브랜드 제정은 국내 최대의 유무선 사업자로서 KT를 다시 한 번 상품화하는 작업과 다름 없다.
다음은 통일된 기준으로 브랜드를 소그루핑화하는 작업이다. 소그루핑 기준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유선 서비스 △무선 서비스 △복합 서비스 △비즈니스 사업용 △부가 서비스 등으로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다.
세 번째는 현재의 130여 브랜드를 소그룹 브랜드 산하로 매핑하는 작업이다. KT 관계자는 “‘메가패스’를 예로 든다면 브랜드와 광고 등을 통해 초기 초고속인터넷 서비스 분야에서 일정 정도 KT의 이미지를 굳혔지만 한계가 있다”며 “내년 이후 핵심 신규 사업으로 등장할 ‘휴대인터넷(와이브로)’을 감안하면 무선 사업자로서 KT의 이미지와 서비스 경쟁력에 대한 인식을 더욱 확대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혜선기자@전자신문, shin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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