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마찬가지로 IT 역시 설계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설계 위에 도입되는 신기술이나 시스템은 결국 고객이 알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가 있습니다.”
올 초부터 비씨카드의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자리를 옮겨 11개 회원은행 대상 카드IT 서비스를 지휘하고 있는 박영식 IT담당 상무(53)는 정보시스템의 설계와 궁극적인 활용은 ‘고객만족’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82년 비씨카드에 입사한 박 상무는 95년 정보시스템 부장을 거쳐 영업본부장과 고객지원본부장을 역임, 10년 만에 IT 부서로 돌아왔다.
‘고객만족’을 IT조직의 최우선 과제로 꼽는 박 상무는 “차세대 시스템 또는 신기술은 내 몸에 맞는 것을 필요에 따라 받아 들여야 한다”며 “1차 고객인 내부 현업부서와 회원은행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하고 나아가 카드 사용고객을 대상으로 편의성을 극대화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관심을 모았던 차세대 사업 추진 여부와 관련해 그는 “차세대 또는 신시스템 추진을 중단한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은행과 달리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카드 사업의 환경을 고려할 때 새로운 시스템은 빅뱅 방식보다 순차적인 구현이 효과적”이라고 밝혀 점진적인 추진 가능성을 시사했다.
IT가 ‘자동화’와 ‘효율화’라는 명제를 상품 개발과 서비스에 녹여낼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는 그는 과거 상당한 인력부담을 줄였던 자동응답시스템(ARS)으로 거슬러 올라가 살펴봐도 이는 명쾌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 상무는 “최근의 카드 시스템도 결제 승인에서 고객관계관리(CRM)까지 연계, 자동화되고 고객콘택트센터도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를 통합, 대고객 밀착 서비스와 마케팅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여 년 전 카드 결제와 관련해 개발된 부분 결제취소 등 결제 시스템이 현재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며 “전산조직이 현업 업무를 더 잘 알아야 필요없는 프로그램이나 시스템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제 IT조직은 업무 관련 시스템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기존 IT업계에 등장하지 않은 솔루션을 개발, 다른 기업과 업종에 상용으로 제공한다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환기자@전자신문, victo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