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00억원. 국내 창업 소프트웨어업체들의 지상 과제다. 국내 소프트웨어업계에서 매출 100억원은 중견 소프트웨어업체로 안정적인 성장을 담보하고, 외산업체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티맥스소프트 등 국내 대표적인 소프트웨어업체들도 매출 100억원을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 100억원 클럽 가입이 확실시되는 국내 소프트웨어업체들을 조망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벤처 1세대인 강태헌(50) 케이컴스 사장은 “매출 100억원 달성을 계기로 아시아를 대표하는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업체로 거듭날 것”이라며 “외산 소프트웨어와 정면 경쟁을 통해 품질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산 DBMS 선두주자인 케이컴스는 올해 매출 120억원, 당기순이익 12억원 달성이 확실시 된다. 국내에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등 굵직한 공공 프로젝트를 수주한데 이어, 미얀마 전자정부 프로젝트 등 해외에서도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 지난해보다 매출이 2배 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케이컴스가 매출 100억원 이상을 달성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케이컴스는 지난 89년 한국컴퓨터통신으로 출발, 국산 DBMS 상용화를 기치로 한글과컴퓨터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트웨어업체로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스닥업체인 인컴아이앤씨와 통합을 거쳐 사명을 케이컴스로 바꾸면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 코스닥 퇴출 위기까지 몰렸다.
케이컴스는 곧바로 기업통합 때 내건 토털 솔루션업체라는 딱지를 떼고 DBMS 전문업체로 돌아갔다. 강 사장은 “지난해 1년간 값비싼 수업료를 지불하며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며 “DBMS를 제외한 모든 소프트웨어 사업을 접고 연구개발(R&D)에만 몰두한 것이 매출 100억원 달성의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케이컴스는 최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의 선임 소프트웨어 설계 엔지니어로 근무했던 김평철 박사를 최고기술경영자(CTO)로 영입했다. 세계 최대 DBMS업체인 오라클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세계적 수준의 엔지니어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평철 CTO는 “케이컴스의 DBMS는 세계적 수준에 올라와 있다”며 “국내에서 3년 안에 한국오라클을 따라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케이컴스는 연내에 차세대 DBMS를 개발할 10여명 R&D 인력을 확충할 예정이다. 케이컴스의 총 직원수는 45명이다.
케이컴스는 올해 재기에 완벽하게 성공한데 힘입어 내년에 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게 됐다. 강 사장은 “내년에는 국내 리눅스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해외 시장을 넓혀 매출 150억원 이상을 달성할 것”이라며 “국산 DBMS 명가 건설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산 DBMS 개발은 소프트웨어 개발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누군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며 이는 (자신의) 평생 신념이자 도전 과제이기도 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DBMS와 같은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야 국산 소프트웨어 산업이 성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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