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시대 에너지 절약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체와 연구소 등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관련 장비와 기술개발이 활기를 띠고 있다. 고효율 에너지 기기를 통해 에너지 활용을 극대화하고 고유가의 지속 등에 대비하자는 취지다. 또 관련 신기술과 제품을 해외 수출로 연결해 새로운 수익원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사용 에너지의 97%를 해외에 의존하는 실정으로 고효율 에너지 기기도입에 각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에서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지원하고 있다.
한국전기연구원은 시대전기·에스피지·성신 등과 함께 고효율 유도 전동기 개발사업을 진행중이라고 30일 밝혔다. 우리나라 총소비전력의 65%를 차지하는 전동기의 효율성 향상이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사업은 2008년 완성을 목표로 2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한국전기연구원 구대현 메카트로닉스 연구그룹장은 “기존 전동기의 50%를 대체할 경우 연간 2000억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한다”며 “프리미엄급 전동기는 수입을 대체하면서 해외 수출도 겨냥하는 쪽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전력연구원은 극 저철손 22.9kV급 전력용 변압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2007년까지는 극저철손 변압기 철심재료와 개발된 규소강판을 이용한 전력용 변압기 완성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전력연구원은 현재 민수용을 포함한 변압기 손실을 연간 2000억원으로 추정하고 향후 한국전력과 민수용 변압기 등에 관련 기술과 장비를 적용해 연간 300억원의 손실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LS전선은 전기저항 ‘제로’에 도전하는 초전도 전력케이블을 개발중이다. 영하 196℃에서 전기 저항이 없는 케이블은 지난해 말 개발을 완료했고 2010년까지는 상온에서도 전력 손실이 없는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한국지멘스는 전력 품질을 개선하면서 안정성을 강화해 정전을 최소화할 수 있는 유연송전시스템을 선보이고 있다. 지멘스 측은 지난해 강진변전소에 관련 시스템을 처음 상용화했으며 추가 확산을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밖에 사이투에스가 신호왜곡을 줄여 10%의 절전효과를 기대하는 인버터 개발에, 동미전기공업이 저손실 소형 주상몰드 변압기 개발에 나서는 등 많은 기업과 연구소가 고효율 에너지 기기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도 고효율 에너지기기 확산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일정 기준 이상의 에너지절약 효과가 있는 제품에 대해 고효율에너지기자재 인증을 해주고 있다. 현재 유도전동기·형광램프 등 33개 품목에 2766개 모델이 인증을 확보했다. 고효율 기기 보급 확대를 위한 지원금도 지난해 160억원에서 올해 457억원으로 늘었으며 내년에는 506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산업자원부 최민구 전력산업과장은 “에너지 효율의 극대화는 산업 전반의 영원한 화두”라며 “고효율 에너지기기 개발은 고유가와 기후변화협약 등에 대응하면서 기업체들에는 새로운 사업 모델이 될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전자신문, 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