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문 KTB사장, 다음 목표는 게임?

‘M&A의 귀재’ 권성문 KTB네트워크 사장(44·사진)이 인터넷 비즈니스로 또 다시 대박을 터트렸다. 그가 대주주로 있던 온라인 채용 정보 사이트 ‘잡코리아’를 미국 관련기업인 몬스터월드와이드에 약 1000억원에 매각, 개인적으로 무려 634억원의 투자 수익을 올린 것.

20억원을 투자해 30배가 넘는 고수익을 창출한 셈. 지난 2001년 온라인 경매업체 옥션을 미국 이베이에 팔아 돈방석에 앉았던 권사장으로선 4년만에 인터넷 시장에서 다시 신화를 창조한 것이다.

권 사장의 대박 스토리를 보면 몇가지 패턴이 있다. 우선 성장 잠재력이 큰 분야를 남보다 반박자 빨리 캐치한 후 적당한 타이밍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경영권을 확보하고, 회사 가치를 극대화해 관련 글로벌 기업에 M&A시켜 ‘캐시 아웃’(현금화)하는 것이다. 옥션이 그랬고, 잡코리아가 그랬다.

그렇다면 인터넷 분야에서 권 사장의 다음 목표는 무엇일까. 벤처캐피털인 KTB네트워크를 통해 다양한 닷컴기업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로선 온라인 게임이 가장 유력한 분야중 하나로 떠오른다. 권성문 사단은 이미 오래전에 ‘군주’ 개발사 엔도어즈(대표 김화수)의 경영권을 장악한 대주주다.

공교롭게도 김화수 사장은 잡코리아의 창업맴버로 권 사장과 인연이 깊다. 아직 엔도어즈가 또다른 대박 신화의 재료가 되기엔 시장 지배력면에서 옥션이나 잡코리아와는 상대가 안되지만, 최근의 움직임은 만만치 않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세계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권 사장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 비슷한 점이 많다. 사업성을 간파하는 감각과 M&A를 위한 과감한 결단력 등이 그렇다. 아이러니하게도 손 회장은 최근 게임쪽에 올인했다.

한국(그라비티), 중국(샨다), 일본(겅호) 등 동북아 3국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벤처업계에선 ‘미다의 손’으로 평가받는 권 사장이 과연 게임으로 닷컴 대박 신화를 이어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중배기자 jb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