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시장 1라운드 성적 분석

‘캐주얼 대전’으로 불리우며 그동안 치열하게 경쟁했던 캐주얼 게임 시장이 네오플이 개발한 ‘던전앤파이터’와 ‘신야구’(한빛소프트 서비스)가 양강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더게임스가 지난 여름 캐주얼 기대작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와 비슷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중위권에선 네오위즈의‘알투비트’와 ‘오디션’ ‘건스터’ 등이 3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며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귀혼’ ‘스매쉬스타’ ‘짱구 스프링스’ ‘권호’ 등이 다크호스로 부상하는 양상이다.

지난 설문조사에서 캐주얼 게임뿐만 아니라 MMORPG 기대작을 통틀어 전체 1위를 장식해 관계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던전앤파이터’는 막상 뚜껑을 열자 예상대로 독보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회원수 100만명, 동시접속자수 3만명을 넘어서며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과거 오락실의 향수를 느끼게 하는 게임풍과 뛰어난 ‘손맛’이 많은 유저들을 흡입하고 있다는 평가다.이 수치는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에 11월부터 예정된 대대적인 마케팅·홍보가 시작된다면 동시접속자수가 배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개발사 네오플 측에서는 마케팅 효과에 이은 동시접속자 목표치를 10만 명으로 잡고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태다.

‘던전앤파이터’의 뒤를 이어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은 ‘신야구’다. ‘신야구’는 경쟁작이 없는 상태에서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하며 최근 동접 2만명을 넘어 섰다. 아이템전 등 최근 새롭게 업데이트가 이뤄져 ‘신야구’의 성적도 홈런성 타구로 예견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 동안 플레이 자체가 야구를 잘 모르는 초보들에게 다소 어렵다는 평가가 있었으나 아이템전을 계기로 게임 플레이가 보다 쉬워져 유저를 더욱 빠르게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비스사인 한빛소프트측은 조만간 다시 한번 ‘신야구’ 붐을 일으킨다는 전략을 세워 5만명까지 동접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스포츠 게임에 대해 흥미가 없는 여성 유저들의 참여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어 충분히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1, 2위 두 작품을 모두 개발한 네오플의 허민 사장은 “‘던전앤파이터’는 ‘메이플스토리’를 이탈한 유저가 대상이었고 ‘신야구’는 스포츠 게임의 온라인 시장을 겨냥했는데 예상대로 맞아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 ‘던전앤파이터’는 완성도에 자신감이 생겨 곧 대대적인 마케팅을 시작할 것이며 ‘신야구’는 다소 일찍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했으나 최근 시스템이 대부분 구축돼 ‘프리스타일’ 수준으로 동접을 끌어올려 스포츠게임의 새로운 신화를 이어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던전앤파이터’와 ‘신야구’의 양강체제가 굳어져 가고 있는 가운데 네오위즈의 ‘알투비트’, NHN의 ‘건스터’, ‘오디션’등이 비슷한 양상을 전개하며 혼전을 벌이고 있다.현재 ‘알투비트’는 동시접속자수 5000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건스터’는 7000명, ‘오디션’은 6000명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들 세 작품은 모두 동시접속자수가 조금씩 상승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큰 폭의 업데이트가 실시될 예정으로 있어 더욱 치열한 경쟁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알투비트’는 오픈 베타 테스트 실시 후 마케팅을 전혀하지 않아 아직도 이름조차 잘 모르는 유저들이 많다. 개발사 씨드나인 측은 다소 어려웠던 튜토리얼 부분을 수월하게 변경하고 캐릭터의 크기를 키우고 사운드를 대폭 보강하는 등 대수술을 가할 예정이다.

네오위즈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마케팅을 전혀 하지 않았던 것은 게임의 가능성을 지켜본 것”이라며 “꾸준히 유저들이 게임에 접속하고 늘어나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공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NHN의 ‘건스터’도 만만치 않다. 중·고등학생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안효주를 전격 기용해 스타 마케팅을 펼쳐 유저들의 호응이 적지 않다. 또 싱글모드를 추가하고 NPC와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게임 내용에 수정을 가했다.

‘오디션’은 이미 유료화가 적용된 작품이지만 최근 중국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등 새롭게 부상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게임은 특히 여성 유저의 비율이 50%가 넘는 등 틈새 시장을 파고들며 성공 가능성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이 밖에도 2005년을 마지막으로 장식할 캐주얼 게임들이 대거 준비 중이다.

엠게임이 자존심을 내걸고 제작한 ‘귀혼’과 엔씨소프트의 히든카드 ‘스매쉬스타’, NHN의 조커 ‘권호’, 대원디지털의 처녀작 ‘짱구 스프링스’ 등이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귀혼’과 ‘짱구 스프링스’는 11월에 오픈할 예정이며 ‘스매쉬스타’는 이번 주 문을 연다. ‘권호’는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한번 더 거쳐 12월에 오픈 베타 테스트를 실시할 계획으로 있다. 이들 게임들은 각각 독특한 개성과 실험적 요소가 도입됐고 쉬운 플레이, 친근감있는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기 때문에 우열을 가리기가 힘든 상황이다.

업계 한 퍼블리싱 전문가는 “‘던전앤파이터’가 계속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앞으로 등장할 게임들은 개발사들이 유저들의 취향을 세밀히 분석하고 제작했기 때문에 안정적인 서버 구축과 충실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진기자 har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