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PC유통 채널의 중심이었던 용산 일대의 오프라인 전자상가의 지위가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
용산 수요에 집중했던 삼성전자·LG전자·삼보컴퓨터 등 주요 PC업체는 최근 할인점· 홈쇼핑 등 새로운 유통 채널을 공격적으로 개척하고 있다. 용산 전자상가는 경기 불황에도 국내에 유통되는 전체 PC 물량의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대표 PC 유통망이었다. 하지만 인터넷과 홈쇼핑 등에서 PC 판매가 활기를 띠면서 날로 비중이 축소해 지금은 전체 물량의 절반 이하로 떨어 졌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 달부터 할인점 이마트에서 데스크톱 ‘엑스피온’과 노트북 ‘엑스 시리즈’ 판매를 시작했다. 자체 직영점인 ‘하이프라자’ 전문점을 가진 LG전자는 그동안 할인점 개척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홈플러스만 제품을 공급해 왔다. 이 회사 박시범 상무는 “할인점의 집객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이라며 “홈플러스와 이마트 뿐 아니라 다른 할인점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또 “PC 수요는 용산이 대표적이었지만 자체 집계 결과 전체 PC 판매에서 용산의 비중은 50% 이하 선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도 ‘AMD’ 데스크 톱 출시를 계기로 홈쇼핑과 할인점을 적극 개척하고 있다. 그동안 가격을 이유로 진출을 꺼렸던 홈쇼핑에서 큰 효과를 올려 다른 채널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 삼성은 이 제품을 현대홈쇼핑에 소개해 기대 이상의 판매를 올리면서 추가 홈쇼핑 방송과 할인점 확대를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삼보컴퓨터도 이마트와 공동으로 진행한 보급형 노트북 행사가 공급 물량이 부족할 정도로 ‘대박’을 맞으면서 할인점의 비중을 크게 높여 나가는 상황이다. 또 홈쇼핑도 최근 시간 당 1300대를 팔아 치워 신기록을 기록하면서 대리점 못지않게 할인점과 홈쇼핑의 비중을 높여 나가고 있다.
이 밖에 도시바코리아가 모든 할인점에 빠짐없이 제품을 입점시키고 레노버코리아가 IBM 제품을 홈쇼핑 방송으로 선보이는 등 외산 브랜드도 용산 뿐 아니라 홈쇼핑·할인점 등 신유통 채널의 비중을 크게 높여 가는 추세다.
강병준기자@전자신문, bj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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