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 달러로 무장한 중동 산유국들이 국내 소프트웨어(SW)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계속되는 고유가로 현금이 풍부해진 이 지역 산유국들은 전자정부 등 정부 주도의 SW 구매를 늘리고 있지만 반미 정서가 강해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우리나라 SW업체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예멘, 리비아, 브루나이 등 중동 주요 국가는 전자정부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중이거나 계획을 수립중이다. 이에 따라 국내 SW업체들은 국내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통해 쌓은 노하우와 중동 인접 지역인 동남아 시장의 준거사이트를 기반으로, 내년부터 이 시장을 집중 공략해 10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릴 계획이다.
올해 1200만달러의 미얀마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수주한 케이컴스는 최근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면서 수출 시장을 동남아에서 중동으로 확대키로 했다.
강태헌 케이컴스 사장은 “요르단 등 중동 3개 국가와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포함한 전자정부 솔루션을 공급하기 위해 협상을 벌이고 있다”며 “내년 중동 시장에서 20억∼3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 간 공동 진출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EAI) 업체인 메타빌드는 전자문서회의 업체인 우암닷컴과 공동으로 서남아 산유국인 브루나이 교육 정보화 사업에 뛰어들었다.
조풍연 메타빌드 사장은 “브루나이를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까지 공략 범위를 넓히기 위해 국내 솔루션업체들과 연합전선을 구축, 프로젝트 수주에 나설 것”이라며 “내년에는 사업 초기인만큼 준거사이트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역의 반미 정서도 국내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이 지역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의 세계적인 SW업체들이 맥을 못 추는 반면 SAP 등 유럽 기업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는 이를 활용해 내년에 오피스 제품을 중동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백종진 한글과컴퓨터 사장은 “중동 시장은 미국에 대한 반감 때문에 마이크로소프트보다 다른 나라 오피스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다”면서 “올해 초 아랍문화권인 터키에서 3만 카피의 주문이 들어오는 등 아랍권에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중동 지역을 아프리카와 서남 및 중앙아시아로 뻗어나가기 위한 전략 시장으로 판단, 지원책 마련에 나선다.
이진휘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팀장은 “내년 초에 중동 지역에 전자정부 프로젝트 시장 개척단을 파견, 프로젝트 발굴은 물론이고 심층조사·수주 등 업체들에 필요한 통합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익종기자@전자신문, ijkim@
넘치는 오일달러…전자정부 프로젝트 등 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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